모건스탠리 유가 전망 하향 "완만한 경기침체 같은 수요 둔화"
2024.09.10 06:23
수정 : 2024.09.10 06:23기사원문
모건스탠리가 9일(현지시간) 유가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완만한 경기침체' 시기에 나타나는 것과 같은 수요 둔화를 석유 중개인들이 전망할 정도로 유가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지난달 중국의 석유 수요 증가세 정체 전망을 근거로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내년 예상치를 배럴당 68달러로 떨어뜨린 데 이어 이번엔 모건스탠리가 유가 전망을 낮췄다.
월스트리트 양대 투자은행이 경쟁적으로 유가 전망을 하향 조정한 셈이다.
모건스탠리 상품전략가 마틴 랫츠는 9일 고객들에게 보낸 분석 노트에서 미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자사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하고 있지만 유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그는 석유 시장에 "통째로 배제하기 어려운" 마치 경기침체 같은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가 돌아다니고 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브렌트는 이날은 미국의 허리케인 우려 속에 1% 넘게 오르며 배럴당 72달러에 육박했지만 지난주 올 들어 최악의 1주일을 보낸 바 있다.
브렌트는 지난주 10% 폭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주 마감가인 배럴당 71.06달러는 2021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분석노트에서 내년 하루 약 100만배럴 초과 공급을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을 토대로 모건스탠리는 올 4분기 브렌트 유가 전망치를 이전의 배럴당 80달러에서 이날 75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이렇게 낮아진 유가가 내년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전망했다.
랫츠는 브렌트의 지난 35년 유가 흐름으로 볼 때 과거 일부 사례가 지금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기간이던 2009년 6~9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19년 12월 19일부터 2020년 3월 유가 흐름을 참고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와 비슷한 시장 흐름이 되풀이되면 유가는 예상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랫츠는 다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당시와 같은 석유 수요 붕괴 상황을 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랫츠에 따르면 금융위기가 진행되던 2008년 중반 석유 수요는 하루 300만배럴 줄었고, 코로나19 팬데믹 봉쇄가 시작된 2020년 초에는 석유 수요가 하루 2000만배럴 가까이 급감했다.
그는 그렇지만 수요 둔화보다 더 중요한 변수가 공급 확대라고 지적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는 12월부터 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고, 그 외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의 석유 생산도 활발하다.
랫츠는 OPEC+의 증산 시나리오가 내년 석유 공급 전망의 핵심 배경이기는 하지만 이미 이 시나리오는 현 유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