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출신은 저사양 로봇’ 발언 파장….변호사 단체 반발

      2024.09.10 16:57   수정 : 2024.09.10 16: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변호사 단체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향해 '저사양 로봇'이라고 발언한 한국법학교수회 회장에게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순열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과 김기원 한국법조인협회장은 10일 조홍식 한국법학교수회 회장의 발언 취소와 사과를 촉구하면서 서울대 로스쿨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조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의 무례한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로스쿨 교수들이 제자들의 실력 배양보다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숫자만 늘리면 된다는 생각에 빠져있지 않은 지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도 "건설적인 논의를 위해서 때로는 비판적인 표현도 필요할수 있지만 '저사양 로봇'은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이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박병철 서울지방변호사회 사무총장이 서울대 로스쿨을 방문해 1인 시위를 하며 조 회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박 사무총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자기 제자까지 ‘저사양’이라고 비하하는 발언이 체제 발전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본인도 변호사면서 연수원 출신이냐, 로스쿨 출신이냐를 갈라 비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6일 한국법학교수회 창립 60주년 기념식 개회사에서 나왔다. 조 회장은 당시 현행 로스쿨이 변시 학원으로 전락하면서 기초법학이 외면받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변호사 시험 자격 시험화’ 등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 이상의 교육을 이수하면 변호사 자격을 갖춘 걸로 보고 자격 시험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로스쿨은 수많은 정보가 장착된 저사양 로봇만을 양산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현행 로스쿨 제도를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 결론이 변호사를 대량 양산하자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변호사 자격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곧 품질의 제고로 이어진다고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도 “조 회장이 교육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하는 점과 인재들이 시험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 줬지만, 제자들 대한 지적으로서는 표현이 과한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피력했다.

청년변호사 단체인 한국법조인협회 역시 전날 성명을 내고 “다양한 영역에 대한 깊이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문제의 해결책이 ‘변호사 자격 시험화’와 같은 단순한 것이 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김기원 한국법조인협회 회장은 "건설적인 논의를 위해서 때로는 비판적인 표현도 필요할수 있지만 '저사양 로봇'은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이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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