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쇼크’ 레버리지 ETF 베팅 전략 통할까

      2024.09.10 16:29   수정 : 2024.09.10 16: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학개미는 엔비디아 주가하락 등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논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종목 상승에 베팅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올 3·4분기 실적발표 후 약 20% 하락한 엔비디아 주식을 비롯해 미국 반도체지수를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사들였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8월 28일~9월 9일)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약 2억647만달러(2774억원) 사들이면서 해외주식 순매수 1위에 올려놨다.



이어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를 약 8739만 달러(1174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의 주가는 간밤 3.54% 반등에도 -17.01%인 상황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10.02%이다.

SOXL은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ICE 반도체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한다. NVDL도 엔비디아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한다는 점에서 반도체 종목 반등을 기대한 저가 매수가 주를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반도체 빙하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투자 접근에 대한 조언도 나온다. 특히 최근 엔비디아 주가 하락은 경기불안과 엔화강세를 비롯해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법 위반여부 조사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장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키움증권 김승혁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미국 경기 불안의 제물이 될 수 있다”며 “GPU와 AI 분야 높은 시장점유율 기반으로 70% 중후반의 매출총이익률을 기록해 오던 엔비디아에게는 반독점 조사 역시 매우 부정적 이슈”라고 강조했다.

‘AI 버블 논란’도 우려 요소 중 하나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 관련 구조적 투자와 정보기술(IT) 수요에 대한 의구심이 발생했다”면서 “특히 매크로와 통화정책 환경을 고려하면 기술주 로테이션 과정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최근 신제품 출시 관련 조기 양산 계획 지연으로 수익성 우려가 나타난 상황이다. 노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초기 생산 비용의 반영이 1개 분기 지연되면서 다음 분기 매출총이익률(GPM) 가이던스가 컨센서스를 0.5%p 하회했다”고 전했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연구원도 “국내외 증시가 정말 걱정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 공포 보다는 고점(피크아웃)에 대한 두려움”이라며 “현재 엔비디아가 성장 정점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성장산업에서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성장률 둔화의 첫 국면을 경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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