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지연 사태' 티메프, 회생절차 개시…일단 파산은 면해

      2024.09.10 16:56   수정 : 2024.09.10 16: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몬·위메프(티메프)가 회생절차를 밟는다. 당장 파산은 면했지만, 회생 과정에서 기업의 청산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되거나 회생계획안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안병욱 법원장·김호춘 양민호 부장판사)는 10일 티메프의 회생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7월 29일 기업 회생을 신청한 지 44일 만이다.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법원이 선임한 관리인이 경영을 맡으며, 조사위원들이 회사를 계속 유지하는 게 청산하는 것보다 유리한지를 판단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회생계획안이 채권자 동의와 법원 인가를 받으면 본격적으로 회생에 돌입하게 된다.

법원은 티메프의 법정관리를 맡게 될 제3자 관리인으로 과거 동양그룹 회생 사건에서 제3자 관리인을 맡았던 조인철 전 SC제일은행 상무를 선임했다. 조사위원으로는 한영회계법인이 선임됐다.

법원은 "채권자협의회에 대한 의견 조회 결과, 부실 경영의 책임이 있는 기존 경영자 대신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해달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며 "법원행정처 회생·파산위원회 의견조회 절차를 거쳐 전문성을 갖고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할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서 두 회사는 채권자 목록 작성, 채권 신고와 조사 등을 거쳐 회생계획안을 마련해야 한다. 회생계획안은 오는 12월 27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채권자목록 제출 기간은 다음 달 10일, 채권신고기간은 같은 달 24일까지다.

재판부는 송달 대신 공고를 통해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티메프 채권자 수가 10만명을 초과하는 만큼, 개시결정에 따른 송달 절차를 진행할 경우 도산 절차가 지연되는 것은 물론, 송달비용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채권자들이 신고불이행에 따른 권리를 상실하지 않도록 티몬, 위메프에 채권자목록을 빠짐없이 잘 제출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티메프는 지난 7월 29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과 함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 법원이 지난달 2일 ARS 프로그램을 승인한 바 있다. ARS 프로그램은 법원이 회생 절차 개시를 보류하고 채무자와 채권자들이 자율적으로 협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티메프는 두 차례 진행된 회생절차 협의회에서 채권단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법원은 지난달 30일 ARS 프로그램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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