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점경쟁 치열한데 특공서도 소외… 역차별 호소하는 4050

      2024.09.10 18:13   수정 : 2024.09.10 18:13기사원문
#.로또 단지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25억원대다. 해당 평형 일반분양은 76가구. 이 가운데 40%인 31가구가 특별공급이다. 일부 특공은 월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여야 한다.

소득제한은 있지만 25억원대 고가 아파트 특공청약은 가능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로또 단지를 중심으로 당첨 청약가점이 치솟으면서 가점을 차곡차곡 쌓아온 40~50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와 국민신문고 등에는 4050세대들이 '역차별'을 호소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과 글이 급증하고 있다.

4050세대의 가장 큰 불만은 특공물량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23년 3월부터 특별공급 분양가 9억원 기준을 폐지했다. 파이낸셜뉴스가 올해 강남권서 선보인 5개 단지를 분석한 결과 일반분양 가운데 40~50%가 특공이다. 일반분양 전 가구가 소형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의 경우 특별공급 비중이 50%에 이른다.

생애최초, 신혼부부 등 일부 특공은 월소득이 기준 이하여만 청약할 수 있다. 한 40대 가장은 "소득제한이 있는 특공 대상자가 20억원대 분양가 집을 청약하고, 자금 계획을 짤 수 있느냐"며 "금수저 신혼부부에게 급행열차 태워주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예비 당첨자도 순번 부여도 모두 가점순으로 뽑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예비 당첨자 순번을 부여할 때 일반공급은 가점순, 특별공급은 추첨으로 정한다. 특별공급도 가점순으로 순번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40대 가장은 "가점순으로 예비 순번을 매길 필요가 있다"며 "무작위 추첨에서는 중장년층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청약가점 제도의 개편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가점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양 가족수(1명당 5점)는 현재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가점제는 지난 2008년부터 시행됐다. 그런데 항목별 점수 배점은 2008년 이후 한번도 변하지 않았다. 부양 가족수(1명당 5점, 최대 35점), 무주택 기간(1년 단위 2점, 최대 32점), 통장 가입기간(1년 단위 1점, 최대 17점) 등의 기준이 유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약 제도가 저출산 대응에 맞춰지면서 일정 부문 중장년층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기준 강화 및 물량 축소 등 특공제도를 손질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 논란이 팽팽하다.

한 전문가는 "특공대상을 분양가 9억원 이하로 낮출 경우 수도권에서 청약할 수 있는 주택은 극소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수저 잔치로 전락한 특공 제도를 손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가점 배점 항목은 시대 상황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현재 3~4인 가구가 대부분으로 가족 구조가 많이 바뀌었다"며 "부양가족 가점 배정 한도를 낮추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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