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광필름 매각' 삼성SDI… "배터리 등 차세대 소재에 집중"

      2024.09.10 18:28   수정 : 2024.09.10 18:28기사원문
삼성SDI가 1조1210억원을 받고 편광필름 사업을 정리한다. 중국산 저가 공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삼성SDI는 확보한 재원을 반도체, 전기차배터리 등 차세대 소재 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편광필름 사업 전체 매각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전자재료사업부 내의 편광필름 사업을 양도하기로 결의하고 거래계약을 진행했다.



거래대상은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로, 양도가액은 1조1210억원 수준이다. 삼성SDI는 청주와 수원사업장 편광필름 제조 및 판매 등 사업 일체와 중국 우시법인 지분 100% 전량을 매각하게 된다. 삼성SDI는 관계 당국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다.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는 디스플레이, 스마트 자동차, 반도체 등 분야에서 40여개 관계사를 운영하는 눠옌(NY) 캐피털과 그 산하 편광필름 제조·판매 회사 HMO의 합자회사다. 삼성SDI가 매각하는 편광필름은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액정과 조합해 전기 신호에 따라 빛을 차단하거나 통과시키는 광학필름을 말한다.


액정표시장치(LCD)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같은 디스플레이의 빛 투과도, 반사율을 조절하는 핵심 소재다. 흔히 TV나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 가장 앞쪽에서 화면 전체를 덮고 있는 검은색 필름으로 통한다.

그동안 고부가 사업의 하나로 준수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냈지만 전기차 배터리, 차세대 소재 등 미래 주력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 실제로 삼성SDI는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소재 사업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향후 전자재료사업부는 반도체 소재, OLED 소재, 배터리 소재에 집중해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배터리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터리-소재 양대축으로 확장

삼성SDI는 이와 별도로 배터리 사업에서의 대규모 투자도 지속할 계획이다. 배터리와 소재를 성장의 양대 축으로 삼아 사업다각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삼성SDI는 GM과 함께 35억달러(4조6700억원)를 투자해 2027년 양산을 목표로 27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또 북미 스텔란티스 합작 1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성능과 안정성을 모두 갖춰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순항 중이다. 지난해 전고체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시제품을 생산하면서 올 2·4분기 완성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고객들에게 샘플을 공급하며 성능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 7월 창립기념식에서 "고속 성장을 기대했던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시장의 일시적 성장세 둔화 등은 우리가 맞이한 새로운 위기"라면서 "2030년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실히 확보하자"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가 이번에 필름사업을 정리한 것을 비롯해 주요 소재기업들이 필름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TV 원가의 1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인 편광판은 2000년대 이후 중국이 빠르게 기술을 확보한 분야로 여겨진다. LG화학은 지난해 편광판 사업은 중국 삼금광전에 2690억원을 받고 정리하고 편광판 소재 사업은 8292억원에 중국 허페이 신메이 머티리얼즈로 매각했다.
SKC는 지난 2022년 6월 한앤컴퍼니에 1조6000억원을 받고 필름·가공사업(필름사업)을 매각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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