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수 조원 대 과징금 납부 위기 처한 애플·구글 왜?

      2024.09.11 05:50   수정 : 2024.09.11 05:55기사원문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애플과 구글이 1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과징금 부과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지면서 수 조원의 과징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이날 애플이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불법적 법인세 혜택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또 ECJ는 구글이 자사의 비교쇼핑 서비스를 우선 표시·배치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EU 집행위의 판단도 받아들였다.



애플이 법인세 혜택으로 아일랜드에 되돌려줘야 할 세금은 이자를 포함해 143억 유로(약 21조1897억원), 구글이 내야 할 과징금은 24억 유로(약 3조5000억원)이다.

애플의 경우 부담해야 할 세금이 지난 2분기(4∼6월) 애플 순이익 214억5000만 달러의 약 73%다.


이와 관련, 애플은 "우리는 항상 사업을 운영하는 모든 곳에서 모든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특별한 거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구글도 "우리는 2017년에 유럽 집행위원회의 요구를 준수하기 위해 변경을 했으며 이 접근 방식이 성공적으로 작동해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EU 최고법원이 집행위의 손을 들어주면서 애플과 구글은 집행위와 벌일 다른 소송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지난 3월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소비자가 더 저렴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를 차단하는 등 '불공정 관행'을 일삼았다며 18억4000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받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구글도 지난 2018년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43억4000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또 지난 2019년에는 디지털 광고 시장의 불공정 관행 혐의로 14억9000만 유로의 과징금을 받아 소송을 진행 중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ECJ 판결 후 "이번 소송은 가장 힘센 테크 기업들조차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소송"이라고 밝혔다. 이어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EU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애플과 구글은 소송에 직면해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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