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땀승' 홍명보호, 최악의 출발 피했지만…불안하고 답답
2024.09.11 06:03
수정 : 2024.09.11 08:25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홍명보호가 오만과 원정 경기에서 힘겹게 첫 승을 따내며 최악의 출발을 피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오만을 3-1로 이겼다.
아시아에 배분된 본선 진출권 8.5장 중 6장이 걸린(각조 1, 2위 본선 직행)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에서 거둔 첫 승리다.
한국은 이달 치러진 3차 예선 1·2차전에서 2승을 목표로 삼았는데 지난 5일 약체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기며 출발이 꼬였다. 오만전까지 그르칠 경우 역대 월드컵 최종예선 최악의 출발로 크게 흔들릴 수 있었으나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뒤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이 A매치에서 승리한 것은 2014년 3월 그리스와 평가전(2-0 승) 이후 10년 6개월 만이다.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에 선 데다 팔레스타인전 부진으로 사면초가에 몰렸던 홍 감독은 오만전 승리로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이겼지만 만족스러운 성과는 아니다. 홍명보호는 팔레스타인전에 이어 오만전에서도 답답한 경기력을 펼쳤다. 상대한 두 팀이 B조 1~2위를 다툴 만한 전력이 아닌데 한국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37분 손흥민이 개인 기량을 발휘해 결승 골을 터뜨리기 전까지 오만을 상대로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쳤다.
후반 6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페널티킥을 도둑맞기도 했지만, 한국도 후반 중반까지 좀처럼 결정적 찬스를 만들지도 못했다. 전반 중반부터 약 20분 동안에는 오만에 주도권을 뺏기고 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선수들은 무더운 날씨에 체력이 떨어져 몸이 무거웠고, 수비 때는 간격이 벌어져 위기를 자초했다. 2-1로 앞서던 후반 43분에는 김민재의 결정적 수비가 없었다면 동점 골을 내줄 수도 있었다.
세트피스 수비는 여전히 빈틈이 많았다. 홍명보호는 팔레스타인전에서 여러 차례 세트피스로 위기를 노출, 이를 지적받았으나 오만전에서도 딱히 개선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전반 47분 동점 골을 허용한 상황도 세트피스였다.
김민재를 제외한 다른 수비 포지션에서는 계속 바뀌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 부분은 아니다. 다양한 카드를 실험한다는 의미도 있으나 아직 대부분 성에 차지 않는다.
완성도가 떨어진 홍명보호 앞에는 더 강한 상대가 기다리고 있다. 한국은 10월 10일 요르단과 원정 경기를 치른 뒤 15일 안방에서 이라크와 대결한다.
이라크, 요르단은 B조에서 한국과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놓고 다툴 후보로 꼽힌다. 이 두 경기를 그르칠 경우, 북중미로 가는 길이 훨씬 험난해질 수 있다.
한숨을 돌렸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다. 보완하고 개선하지 않으면 10월에는 더 험한 꼴을 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