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피두 미술관 부산 유치에 달아오르는 ‘찬·반 논쟁’

      2024.09.11 15:00   수정 : 2024.09.11 1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부산시가 최근 남구 이기대공원 일대에 프랑스 현대미술관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를 진행하면서 부산 지역 여론이 찬성과 반대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지난 9일 퐁피두 분관 유치 협약 내용이 공개된 뒤 이를 반대하는 지역 시민사회는 막대한 혈세 투입과 지역 예술계의 입지와 지원이 줄어들 것을 이유로 철회를 촉구했다. 반면 지역 산업계 등은 세계적인 수준의 문화관광도시 도약을 위해 퐁피두 분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1일 부산시에 따르면 박형준 부산시장은 민선 8기 공약으로 세계적인 미술관 유치를 공언했고, 그 일환으로 프랑스 퐁피두센터 유치를 추진, 협약에까지 이르게 됐다.

시는 부산콘서트홀(부산진구)과 오페라하우스(동구)와 함께 퐁피두센터(남구)까지 권역별로 문화 인프라 거점시설을 세워 세계 문화관광 수요를 대폭 흡수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지역 일각에선 이 사업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계에서는 전원석 시의원(사하2·민주)이 앞장서 재검토를 촉구했다. 그는 “풍피두는 세금으로 2000억 이상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건립비·운영비와 매년 지불할 수십억원의 로열티가 든다.
숙명여대 용역에 따르면 조성 예정인 미술관의 면적과 관람객, 운영 인원은 그 규모가 시립미술관과 부산현대미술관보다 더 적다”며 “무늬만 세계적인 미술관이고 내용은 기존 미술관보다 적은 세금 먹는 하마를 정말 유치해야 하나”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부산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도 ‘퐁피두 유치반대 시민사회대책위원회’를 이날 발족하고 유치 철회까지 단체행동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이들은 “시민의 혈세가 대규모로 투입될 뿐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임에도 시와 시의회는 사업 과정을 모두 비공개함으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며 “퐁피두는 재정 악화로 프랑스 재정당국의 지적까지 받아 이를 만회하고자 해외 분관 유치에 목메는 상황에 시장이 무리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를 용납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부산이 세계적인 문화예술 인프라 확보로 문화관광 명소도시로 거듭날 절호의 기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국제 컨설팅 업무를 해온 서지연 시의원(비례·무소속)은 전날 전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시의 퐁피두 유치 협약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혈세낭비와 경제적 효과 미미 등의 주장 또한 부산 문화예술 발전을 방해하는 발언이다. 퐁피두 세계 분관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지역 문화산업을 확대하는 추가적인 투자”라고 반박했다.

퐁피두 유치를 찬성하는 단체들도 나오고 있다.

동남권디자인산업협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 디자인 산업을 대표하는 단체이자 부산 시민으로 퐁피두 부산 분관 유치를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글로벌부산 시민연합을 주도로 한 시민단체 연합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과거 프랑스도 에펠탑 건설 과정에 수많은 반대에 부딪혔으며 부산도 광안대교 건설 당시 반대에 부딪혔다. 무조건적인 반대는 지역 발전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퐁피두 유치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시는 “퐁피두 분관에 매년 70억원 이상 적자가 날 것이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시가 시행한 관련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적 파급효과는 지역에서만 4483억원으로 추산된다”며 “부산 분관 유치에 특정 갤러리와 작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에 대한 주장도 사실이 아닌 정치공세다.
시 사업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데에 유감을 표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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