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성장' 대형마트...'잃어버린 10년' 이젠 영업규제 풀어야
2024.09.12 06:00
수정 : 2024.09.12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10년간 소매시장이 연평균 3.2% 성장한 가운데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온라인 쇼핑의 성장 속도는 대형마트의 10배로 나타나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업태 쇠퇴를 막기 위해서는 대형마트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통계청 소매판매액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4∼2023년 소매시장 변화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소매시장 규모는 509조5000억원으로 2014년(382조3000억원)에 비해 33.3%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2021년 코로나 기저효과로 일시적 반등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면 연도별로 2∼4% 내외의 성장률을 보였다.
소매시장의 대표주자였던 슈퍼마켓(1.5%)과 대형마트(1.2%)는 시장 평균 성장률(3.2%)을 밑돌며 고전했다. 반면 온라인쇼핑과 TV 홈쇼핑 등 무점포소매(12.6%)와 편의점(10.4%)는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디지털 경제 전환으로 무점포 소매가 강세를 보인 것과 달리, 1∼2인 가구 증가와 영업규제 장기화로 대형마트는 경쟁력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업태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전문소매점(-27.4%) △대형마트(-16.4%) △슈퍼마켓·잡화점(-14.4%)은 시장점유율이 축소됐다. 반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무점포소매는 2014년 11.8%에서 지난해 25.7%로 2배 이상(117.8%) 늘어났다.
물가 변동분을 제거하고 업태별 실질적인 성장 여부(판매액지수)를 살펴보면, 대형마트(-13.5), 슈퍼마켓(-13.7)은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전 유통학회장)은 "유통 환경 및 소비트렌드 변화로 이커머스가 급성장하면서 과거 소매시장을 주도했던 대형마트와 전문소매점 등 전통적인 채널들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소비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는 현실 등을 고려해 지방 상권과 오프라인 업태의 쇠퇴를 막기 위한 정책 개발과 더불어 오프라인 상권을 활성화를 위한 대형마트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형마트가 설자리를 잃어갈 때, 온라인쇼핑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소매판매에서 온라인쇼핑 점유율(서비스 거래액 제외)은 2017년 17.3%에서 2023년 31.9%로 84.8% 증가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지난 10년간 온라인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오프라인 시장의 위축,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유통시장은 과거와는 다른 시장으로 변화했다"라며 "정부가 금년 하반기에 발표하기로 한 유통산업 발전방안에 대형마트 등을 포함해 향후 10년간의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지원책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