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 밀리는 토종 이커머스… 韓 '알리 천하' 될라
2024.09.11 18:09
수정 : 2024.09.11 18:09기사원문
■ 알리, 한국 사용자 1700만명 목표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최근 항저우 본사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계획과 청사진을 밝혔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대표는 향후 3~5년 안에 국내 온라인 소비자 50% 이상(1700만명)을 사용자로 유치하겠다고 했다. 내년 상반기엔 물류센터를 본격적으로 건립할 방침이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 익스프레스의 월간 사용자 수는 쿠팡(3183만명)에 이은 2위(904만명)로 전달 대비 7.2% 증가했다. 알리의 지난해 7월 사용자 수는 476만명으로 1년여 만에 430만명 늘어난 셈이다. 알리는 중국 직구뿐 아니라 국내 제조사 상품을 파는 K-에비뉴를 운영 중이다. 최근 9개월간 입점 국내 판매자는 월 평균 148%씩 늘었다.
알리가 밝힌 새로운 한국 시장 공략 전략인 '역직구'도 업계 주목을 끌고 있다. 이미 라자다(동남아)와 타오바오(중국)를 통해 한국 제조기업들의 상품을 해외에 판매하고 있는데, 앞으로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 알리 분기매출, 토종 연매출 넘어
알리의 이 같은 계획 발표에 대해 유통 업계는 한국 유통시장 주도권이 알리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0조원에 이르는 시가총액으로 아마존에 이어 글로벌 2위에 포진한 알리바바 그룹의 지난 2·4분기 매출은 334억7000만달러(44조7995억원), 영업이익은 49억5200만달러(6조6200억원)다. 타오바오와 티몰, 클라우드, 해외 커머스 등 주요 사업 가운데 해외 사업 매출은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적자 늪에 빠져 있는 국내 유통 이커머스 업계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쿠팡(31조원)을 비롯한 이마트(29조원) 등 국내 유통업계에선 연간 매출로 알리바바그룹의 분기 매출 수준을 달성한 곳이 아직 없다. 지난해 10년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한 쿠팡은 올 들어 1·4분기 당기순이익 적자, 2·4분기엔 영업적자(342억원)을 냈다. 11번가는 지난해 8655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영업손실(257억원)을 기록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으로 현금 및 투자 여력이 높은 알리바바의 공습에 이미 사용자 수로 토종 이커머스들이 역전당했다"며 "앞으론 단순 국내 고객을 넘어 국내 제조 판매 네트워크까지 장악할 공산이 있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