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암의 90% 차지 ‘고형함’ 치료 가능성 열었다

      2024.09.12 11:14   수정 : 2024.09.12 11: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금까지 혈액암에 대해서만 제한적인 면역치료법으로 알려진 ‘CAR-T 세포 치료법’을 전체 암의 90%를 차지하는 고형암에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 의과대학 융합의과학과 홍창완 교수 연구팀은 기존 혈액암뿐만 아니라 고형암에도 적용 가능한 CAR-T 세포 치료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활성산소에 반응해 항산화 기능을 활성화하는 Nrf2 전사인자가 CAR-T 세포의 암세포 공격 기능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 CAR-T 세포 치료는 혈액암에서 큰 성과를 거뒀으나, 고형암의 경우 면역억제 환경으로 인해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Nrf2 전사인자를 억제함으로써 항암 면역세포인 CD8+ T 세포와 CAR-T 세포의 활성이 유지되고, 이를 통해 고형암에서도 항암 효과가 크게 향상됨을 확인했다.


CAR-T 세포를 이용한 항암 면역치료는 특히 혈액암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며 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러나 이 치료법은 전체 암종의 10%에 해당하는 혈액암에만 효과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나머지 90%를 차지하는 고형암에 대한 CAR-T 세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많은 연구자가 노력하고 있지만, 고형암 특유의 면역억제 환경으로 인해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 연구에서 홍창완 교수팀은 활성산소에 반응해 항산화 기능을 활성화하는 Nrf2 전사인자가 오히려 CAR-T 세포에서는 활성을 저해해 CAR-T 세포의 종양 살상 기능이 약화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반대로 Nrf2가 억제되면 고형암의 종양미세환경 내에서 CD8+ T 세포의 활성이 유지됐으며, CAR-T 세포 또한 그 활성이 유지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Nrf2 발현 억제를 통한 활성 유지는 CAR-T 세포의 항암 효능을 고형암에서 현저히 향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홍창완 교수는 “이번 연구는 CAR-T 세포 치료의 적용 범위를 혈액암에서 고형암으로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며, “앞으로 Nrf2를 표적으로 하는 CAR-T 세포 치료제가 개발돼 더 많은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항산화 인자(Nrf2)의 항암 반응 억제 기전을 밝힌 이번 연구는 치료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셀(Cell)’ 자매지인 ‘몰리큘라 테라피(Molecular Therapy)’ 온라인판 8월 22일자에 게재됐다.


한편, 이 신기술은 생명공학 회사인 네오이뮨텍으로 기술이전이 진행돼, 향후 임상적용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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