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고양이 잡아 먹는다" 트럼프 거짓말에 폭탄 테러 위협 받는 美 도시

      2024.09.13 07:17   수정 : 2024.09.13 11:06기사원문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허위 주장으로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시 곳곳이 폭탄 테러 위협을 받고 있다. 스프링필드시 당국이 12일(현지시간) 직원을 대피시키고 시청 건물을 폐쇄했다.

이날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시는 시청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스프링필드의 여러 시설에 대한 폭탄 위협으로 오늘 시청이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스프링필드시에 따르면 시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8시 24분께 이메일을 통해 폭탄 위협을 인지했다. 해당 이메일은 시 여러 기관과 언론에 발송됐다.


시는 "예방 조치로 건물에서 인원을 대피시켰고 관계 당국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주민 여러분은 시청 주변 지역을 피해달라"고 강조했다.

약 6만명이 살고 있는 소도시인 스프링필드시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과의 TV 토론에서 한 말 떄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스프링필드로 온 아이티 이민자들이 개, 고양이 등을 잡아먹는다"고 주장했다.

스프링필드시 당국자들은 주민들이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믿을만한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에서 이 같은 거짓말을 한 뒤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이 안전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지 매체는 스프링필드의 일부 아이티계 주민들은 TV 토론 이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스프링필드에는 최근 약 3년간 1만5000명의 아이티계 이민자들이 유입됐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태를 초래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오물(filth)을 확산시키는 일"이라고 그를 비난했다.
이어 장-피에르 대변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현지 주민들의 삶을 위험에 빠트린다"면서 "혐오발언(hate speech)일 뿐"이라고 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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