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174만으로 깎고, 3억에 달하는 슈퍼카 '할인판매' 한다는 伊회사
2024.09.13 09:43
수정 : 2024.09.13 09: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의 자동차 공장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고급 차 브랜드 ‘마세라티’의 신차를 할인 판매한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공장이 마세라티를 생산하는 공장이지만 직원들의 월급이 마세라티를 구매하기 턱없이 부족할뿐만 아니라, 최근에 해고당한 직원에게도 이벤트 메일이 발송됐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다국적 자동차제조업체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의 미라피오리 공장에서 일하는 3000명의 직원에게 '마세라티 할인 이벤트'에 대한 메일을 보냈다.
해당 메일에는 “임직원 여러분, 9월부터 여러분과 가족, 친구들을 위해 마세라티 신차를 특별 할인된 조건으로 구입할 기회를 드립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직원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직원들의 월급이 마세라티를 구매하기 턱없이 부족할뿐만 아니라 최근 근무 시간 단축으로 월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해당 공장이 생산하는 마세라티와 전기차 피아트 500e의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미라피오리 공장은 올해 상반기에 마세라티 1850대만 생산했다. 주문량이 적어 마세라티생산 라인은 일주일에 하루만 가동되고 있다.
노조 대의원인 자코모 출리아니엘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단축 근무로 한 달에 1180유로(약 174만원)를 버는데, 이 차들은 8만유로(약 1억1800만원)에서 20만유로(약 2억9500만원)에 달한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이 공장은 인력 감원도 진행 중으로, 하지만 해당 이벤트 이메일을 임시 해고대상 직원들에게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 정치권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제2야당 오성운동(M5S)의 부대표이자 전 토리노 시장인 키아라 아펜디노는 페이스북에 “몇 달 동안 정리해고 수당과 월 1100유로 남짓한 임금으로 가족을 부양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스텔란티스 직원이 회사로부터 고급 차를 구매하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상상해 보라”고 지적했다.
중도 야당인 아치오네 대표인 카를로 칼렌다 전 산업부 장관은 “스텔란티스가 해고된 직원에게 마세라티를 특별가에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은 모욕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녹색좌파연합(AVS)의 마르코 그리말디 하원의원은 “농담이라고 해도 매우 한심한 수준”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오만함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