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성수품 가격잡기 총력인데...때 아닌 '바캉스 적자' 우려

      2024.09.15 07:30   수정 : 2024.09.15 07: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추석기간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전통적인 '성수품' 밖 수요까지 급증하고 있다. 차례상 수요와 밀접한 농축수산물 물가를 눌러앉히고 있지만 정작 적지 않은 관심이 여행·숙박 등 '바캉스 수요'에 몰리는 모양새다.

차례상 물가 진땀...시금치 대신 열무 올려야
15일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은 28만790원 수준으로 아직 지난해 추석 성수기보다 1.8%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인 성수품 17만t을 공급했음에도 일부 품목의 경우 아직 높은 수준의 물가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22일 조사와 비교해도 품목별로 보면 애호박, 시금치, 무 등 채소류 가격이 10% 이상 올랐다.
작황 부진을 겪은 품목들의 생산량 회복세가 아직 시장까지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기상 여건 악화로 인해 생육이 지연된 애호박은 1개 2340원으로 한달 새 59% 뛰어올랐다. 서늘한 밤기온이 필요한 시금치 역시 열대야가 지속되며 400g(한 단)에 1만280원으로 12% 올랐다. '차례상 나물' 중 하나인 무도 3700원으로 11% 오른 수준을 유지중이다.

수급이 양호했던 축산물과 수산물은 비교적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닭고기 가격은 1㎏에 5830원, 북어포는 60g에 5790원으로 각각 5%씩 내렸다.

농식품부는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저렴하다는 통계도 있으니 전통시장에 방문해 온누리상품권 등 할인을 적극 이용해달라"며 "가격이 높은 일부 품목의 경우 시금치 대신 열무 등 대체 소비 품목까지 할인지원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강조했다.

"성수품 상관無"...바캉스 떠나는 사람들
차례상 물가 뿐 아니라 여행·숙박 등 가격 역시 추석기간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3일부터 18일까지 휴일 기간 동안 총 120만4000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보다 11.6% 훌쩍 오른 숫자다.

특히 10월 1일 국군의 날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며 3일 개천절까지 이어지는 '바캉스'기간으로 올해 명절이 변모하고 있다. 오히려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조업일수'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며 내수 소비의 부진 심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여행수지 적자는 65억8000만달러다. 2018년(78억3000만달러)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9~10월 해외여행까지 더하면 적자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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