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 쉽지 않네" 정유업계 국제유가 하락에 '우울한 추석'

      2024.09.15 06:00   수정 : 2024.09.15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며 정유사들이 주요 실적지표인 정제마진의 부진 등으로 3·4분기 우울한 실적이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당분간 큰 폭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비정유 부문으로의 사업 다각화를 비롯한 수익성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가 하락세에 정제마진 1달러대까지 추락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정제마진은 1.3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자재 비용을 제외한 것으로, 정유사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보통 국내 정유업계에서는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있다.


올해 들어 정제마진은 1분기까지 5달러 이상을 유지하다가 국제유가 하락과 맞물려 4월부터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4월 평균 3달러를 기록한뒤 5월 1.9달러, 6월 2.7달러, 7월 3.3달러, 8월 3.2달러 등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중국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곤두박질치며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최근 월간보고서에서 중국의 경기 둔화 전망 등을 반영해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증가분 전망치를 하루 211만배럴에서 203만 배럴로 하향했다. 2025년 수요 증가분 전망치도 하루 178만배럴에서 174만배럴로 낮췄다. 이에 브랜트유 선물 가격이 2021년 12월 이후 3년여만에 70달러선을 밑도는 등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실제로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원유수입량은 4910만t으로 전년 대비 7% 하락하며 4개월 연속 역성장을 이어갔다. 올들어 8월까지 중국의 누적 원유 수입량은 전년대비 3.1% 감소한 3억7000만t으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수요가 극히 부진했던 2021~2022년 수준이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석유제품 순수출국인 중국의 정제처리량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중국의 내수 수요가 부진하다는 것"이라면서 "사우디가 10월 아시아에 대한 OSP를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인 배럴당 1.3달러로 인하한 것도 중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반의 수요 둔화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정유사 3분기 부진한 성적표 전망
국제유가 하락은 정제마진 뿐만 아니라 정유사의 재고평가이익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구입 당시보다 유가가 낮아지면 정유사들이 미리 사놓은 비축분에 대한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게된다.

정제마진과 재고평가 이익 둔화는 정유사 3·4분기 실적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377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2.08%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에쓰오일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1.50%가 떨어진 3307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는 만큼 우호적인 실적 전망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윤활유, 석유화학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 반등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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