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버팀목 '수출' 흔들릴까"...IB, 피크 아웃 가능성 제기
2024.09.14 13:42
수정 : 2024.09.14 13:42기사원문
14일 국제금융센터의 '한국 수출 증가율 둔화 우려 제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 8월 전년 동월 대비 11.4%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22년 말 이후 제조업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영향이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575억7000만달러로 2022년 7월(602억4000만달러) 이후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다만, 기저효과는 연말로 갈수록 약화할 전망이다. 올해 수출이 월평균 560억달러 내외의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남은 기간 월간 수출이 600억달러를 달성하더라도 수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대로 둔화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냉각으로 미국·중국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중국 경제의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에 따른 성장 둔화가 불가피해 중국의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경우 8월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47.2로 5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있고, 비농업고용(3개월 이동평균)도 8월에 11만6000명으로 5개월 연속 둔화했다.
한국의 수출 증가율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글로벌 제조업 PMI는 7월(49.7), 8월(49.5) 두 달 연속 기준치인 50을 하회했다. 향후 글로벌 제조업 경기 위축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도체 가격의 상승세가 약화하고,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것도 국내 수출 하방 요인이다. 중국기업들의 반도체 생산 및 공급 확대 등으로 향후 반도체 가격 상승세는 일부 제한될 소지가 있다. 국제유가도 최근 배럴당 70달러 이하까지 하락한 가운데 이러한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한국의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제품 수출 단가도 동반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와 석유제품은 올해 전체 수출 실적에서 각각 20%, 7.9%를 차지할 만큼 국내 수출 주요 품목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우진 국금센터 책임연구원은 "한국 수출에 대한 주요국 경기의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관련 상황과 함께 미·중 무역 갈등, 중동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 변화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구조적으로 한국 수출은 특정 국가와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대외여건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