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1년 전 198m짜리 거대 해일...지구 9일 간 흔들렸다
2024.09.15 07:14
수정 : 2024.09.15 07:14기사원문
그린란드의 딕슨 피요르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발생한 산사태가 지난해 9월 약 198m짜리 높이의 초대형 해일을 일으켰고, 그 뒤 9일 동안이나 지구 전체가 흔들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미스터리한 사건은 인간이 유발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 빙하, 나아가 지구 기후 시스템이 '미답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알리는 또 다른 경고 신호로 해석됐다.
CNN은 14일(현지시간) 전 세계 과학자 수십명이 지난 1년 간 그 의미를 해석하느라 매달렸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된 새 연구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이제 북극 지방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논문 공동저자인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지질학자 스티븐 힉스는 지난해 9월 흔들림이 시작되자 일부 지질학자들은 실제로 지구가 흔들린 것이 아니라 관측계가 오류를 일으킨 것으로 생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힉스는 CNN과 인터뷰에서 이 흔들림은 오케스트라처럼 고음의 우르릉 소리로 무장한 지진과 달리 더 단조로운 낮은 음역대의 웅웅거리는 소리를 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진은 수 분 만에 그치지만 이 흔들림은 9일을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힉스는 "이는 완전히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15개국에서 과학자 68명이 참여했다. 1년 가까이 진행된 연구에는 지질학 현장 조사, 위성, 지상 데이터 등이 총동원됐다.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해일 파도 시뮬레이션도 진행됐다.
과학자들은 미스터리 한 9일에 걸친 흔들림은 이른바 '연속적인 위험'에 따른 것으로 인간이 촉발한 지구온난화가 근본적인 이유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북극의 그린란드 딕슨 피요르드 빙하는 수년에 걸쳐 아랫부분부터 녹기 시작했다. 이렇게 얇아진 딕슨 피요르드 빙하는 점점 불안정해지면서 결국에는 지난해 9월 16일 붕괴됐다.
이 빙하가 붕괴되면서 쏟아져 내린 바위와 잔해들은 바닷속으로 빠져 거대한 해일을 일으켰다.
이때 튄 물의 양은 올림픽 수영장 1만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었다.
노르웨이 웨스턴노르웨이 응용과학대의 파울라 스누크 지질학 교수는 지난해 9월 그린란드에서 발생한 사건은 "기후 온난화 고조로 북극의 거대 빙하 산맥들이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지질조사국의 레나 루벤스도터 연구원도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이런 대규모 빙산 붕괴가 더 자주 일어날 것이라면서 기후 시스템이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미답의 영역으로 깊숙이 들어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