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이 먼저 손 내밀었다" 동맹 맺은 현대차·GM, 다음 스텝은
2024.09.18 06:00
수정 : 2024.09.18 06:00기사원문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체결한 현대차와 GM은 공동생산, 부품발주, 기술제휴 등 분야별 구체적 협력사업을 속도감있게 전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앞서 현대차와 GM은 지난 12일 내연기관차부터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 등 전 파워트레인 분야에 있어 기술개발 및 생산협력, 통합 발주체제 구축 등에 관한 MOU 체결 사실을 발표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은 "양사 얼라이언스(동맹)의 세계 판매 규모는 도요타 자동차를 제치고 선두가 될 전망이며 중국을 주축으로 한 EV 경쟁의 세력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양사 '동맹'이 실현될 경우 글로벌 판매량이 1300만 대를 넘게 된다. 자동차 업계 2위인 폭스바겐(923만 대)은 물론이고 1위 도요타(1123만 대)를 끌어내릴 수 있는 강력한 제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사업협력 논의가 진행됐으며, GM측에서 먼저 제의해 왔다"고 말했다. GM이 본 현대차의 강점은 하이브리드 기술이다. 현대차·기아의 북미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은 약 10%다. GM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다. 얼티엄이란 전기차 플랫폼도 있으나, 현대차 E-GMP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온다. 수소차 역시, 현대차가 앞서있는 상황이다.
GM의 강점은 미국 전역 11곳에 위치한 자동차 공장이다. 현대차 역시,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과 조지아주 공장(연내 가동 예상)이 있으나, 미국 현지 시장 수요에 대한 신속한 대응, 미국 정부의 현지 생산 요구 확대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GM의 생산시설은 매력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미국 감성'으로 불리는 픽업트럭 분야 역시 GM의 강점 중 하나다. 배터리 소재 및 부품 공동 발주(소싱)체계 구축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KB증권은 "현대차가 GM과의 협업으로 미국 시장 규제를 회피하고, 규모의 경제 확보로 연구개발(R&D),생산능력 부담 분산, 부품구매 가격 협상력 강화, 생산유연성 확보가 기대된다"며 "미래 미국에서 살아남을 자동차 업체는 2~3개에 불과할 수 있어, GM과의 협업이 중요한 이유다"라고 분석했다.
정치적인 부분을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현대차의 점유율(현재 4위)이 높아질수록, '현대차 때리기'에 대한 대응도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GM이 현대차의 방패막이가 돼 줄 수 있을 지, 그런 부분도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서 GM과 혼다 간 전기차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2020년 체결)이 무산으로 끝난 점을 감안, 속도감있게 협업의 내용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 시장의 일대변수가 된 중국 전기차 산업의 경쟁력 확보, 미래차 시장의 불확실성 등을 고리로 완성차 업계의 연대 작전은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혼다와 닛산이 '동맹'을 맺기로 한 데 이어 미쓰비시자동차가 가세, 전기차 및 차량 소프트웨어화 등에 있어서 연합작전을 펼치기로 했다. 유럽에서는 BMW와 토요타가 수소연료전지차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전격 발표했으며, 폭스바겐은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과 손을 잡았다.
배터리 경쟁력을 기반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1만2000달러~2만5000달러 이하의 저가 제품으로, 세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세계 2위 폭스바겐에 타격을 가했으며, 미국 시장으로 진격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이달 27일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100%로 올리는 방안 등을 확정하고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나, 벌써부터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경쟁력엔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