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호출기 동시 폭발로 최소 9명 사망..."이스라엘에 책임 묻겠다"

      2024.09.18 07:54   수정 : 2024.09.18 08: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새로 구입한 호출기들이 17일(현지시간) 약 1시간 간격을 두고 폭발해 최소 9명이 사망하고 28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수 시간 만에 사망자는 1명, 부상자는 50여명 더 늘었다.

부상자 2800여명 가운데 200여명은 위독한 상태여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새 무선 호출기의 리튬 배터리를 조작해 폭발을 일으켰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평소처럼 시인도 부인도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호출기 폭발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와 남부 타이레, 서부 헤르멜, 그리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비롯한 시리아 일부 지역에서 약 1시간 간격을 두고 거의 동시에 발생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주머니가 피범벅이 됐거나, 귀 또는 얼굴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진들이 올라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배후라면서 이를 ‘범죄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헤즈볼라는 “이 기만적이고 범죄를 저지르는 적은 틀림없이 정당한 징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 배후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갈등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 지구를 장악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해 가자 전쟁이 발발한 직후 이스라엘과 산발적인 전투를 벌여왔다.

이날 밤 유엔 레바논 특별조정관 지니 헤니스-플라슈어트는 성명에서 이번 호출기 폭발 사건으로 “긴장이 고조될 것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모든 이해 당사자들에게 “어떤 추가 행동이나 호전적 언사도 삼갈 것”을 호소했다. 그는 추가 행동이나 호전적 언사가 그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은 더 광범위한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호출기 폭발 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긴급 안보장관 회의를 열어 대응 마련에 나섰다.

네타냐후 총리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도 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폭발 사고로 헤즈볼라의 레바논 국회의원 자녀들이 사망하고, 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 모즈타바 아마니도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 국회의원 알리 암마르는 자신의 아들 마디가 사망했다고 말했다.

암마르는 “이는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새로운 공격”이라면서 “저항세력(헤즈볼라)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보복하겠다”고 다짐했다.

헤즈볼라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외에도 헤즈볼라 국회의원 하산 파들라라의 아들, 또 헤즈볼라 고위 안보 담당자인 와피크 사파의 아들이 부상을 입었다.

이란도 이번 호출기 동시 폭발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이란 관영 IRNA통신은 아바스 아라가츠치 이란 외교장관이 레바논 외교장관 압달라 부 하비브와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며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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