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GBI 편입 여부 내달 초 결정… 기재부, 막판 설득 고삐
2024.09.18 12:00
수정 : 2024.09.18 18:15기사원문
10월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한국의 편입 여부가 결정되는 가운데 정부가 추석 연휴 기간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막판 총력전을 벌였다. 편입이 결정되면 최소 500억달러(약 70조원)의 자금이 우리 국채 시장에 유입될 전망이다. 주요 국가들의 국채를 포함하는 글로벌 채권지수를 관리하는 FTSE러셀은 10월 초 한국 국채의 WGBI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범석 기재부 1차관과 주무부서인 국채과 등 관계자들은 추석 연휴인 15~17일 홍콩에서 IR을 주재하고, 블룸버그·유로클리어·글로벌 투자은행 등을 만나 한국 경제 상황과 자본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설명했다.
WGBI 편입을 위한 제도개선은 완비했지만, 결국은 IR을 통한 글로벌 투자자 설득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차관이 IR에 나선 것은 한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란 해석이다.
김 차관은 "(한국은) 외국인 투자자의 국채시장 접근성 강화를 위해 많은 제도 개선이 이뤄졌으며 투자 기반도 새롭게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총 25개국이 편입된 WGBI는 추종자금이 2조5000억달러(약 3400조원)에 달하는 대표적 채권지수다. 편입이 결정되면 500억~600억달러 규모의 투자자금이 우리 국채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재정 운용은 물론 시중금리와 환율 안정에도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기재부는 외국인 국채투자에 대한 이자소득·양도소득 비과세,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IRC) 폐지 등과 함께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시하는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인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의 국채통합계좌 등도 개통했다. 또 외환시장 거래 마감시간도 다음 날 새벽 2시까지로 연장했다.
김 차관은 유로클리어 아시아 대표를 만나 "한국 국채의 매력과 한국 정부의 제도개선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고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로클리어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WGBI에 편입이 되면 총자금의 2% 정도를 차지하는데, 25개국 중 9번째로 큰 비중"이라며 "WGBI 추종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많이 변경해야 해서 한국에 대해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WGBI에 편입되면 글로벌 투자자들로서는 한국 국채를 2%가량 새로 편입하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해야 한다. 그만큼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WGBI에 포함된 이스라엘과 뉴질랜드의 비중은 각각 0.3%. 0.2%에 불과하다.
기재부는 올해 들어 일본, 영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약 100곳의 기관투자자들을 만났다. 주요 자산운용사, 연기금, 신탁은행 등 FTSE의 편입 결정에 영향력이 큰 주요 글로벌 채권 투자기관들이다.
특히 일본은 WGBI 추종자금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달 김윤상 2차관도 일본 도쿄에서 일본 주요 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을 만나 설명회를 했다.
이번에 편입 결정이 불발되면 내년 3월로 미뤄진다. FTSE러셀의 심사 발표는 1년에 2차례(3월·9월) 이뤄진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