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임상현, 팀 최초 고졸 루키 데뷔 첫 해 선발승 … 1라운더 부럽지 않은 특급 2라운더 '탄생'
2024.09.18 22:19
수정 : 2024.09.19 11: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선발 투수는 키우기가 쉬운 것이 아니다. 구원 투수보다 몇 배는 어렵다.
NC가 좋은 선발형 유망주 투수를 발굴했다.
구단이 1군에 진입한 이래로 고졸 첫 번째 시즌에서 선발승을 거둔 선수는 역대 임상현이 유일하다. 임상현 개인에게는 데뷔 첫 승이다. 그만큼 의미있는 승리였다.
지난 8월 28일 두산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첫 승의 기회가 있었으나 아쉽게 무산 된 것에 대한 한풀이를 이날 제대로 했다.
임상현은 이날 채은성에 홈런을 허용하는 등 3피안타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연타를 맞지 않고 볼넷을 2개밖에 허용하지 않으면서 완벽한 피칭을 이어갔다. 커브, 슬라이더, 스플리터가 춤을 추면서 선발 투수가 갖춰야할 변화구 구사능력과 제구력, 이닝 소화능력을 모조리 선보였다는 것이 중요하다. 많이 미흡하지만, 차기 선발 투수로 키워볼만한 자질을 입증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임상현은 이미 퓨처스에서 올 시즌 선발로 키워볼 만한 신인으로 주목받고 있었다.지난 5월 28일 KIA와의 퓨처스 경기에서 최고 구속이 150km까지 나왔고 무사사구 경기를 하는 등 1·2군 코칭스테프에서 완벽하게 눈도장을 찍으며 그때부터 1군 무대에 자주 드나들었다. 소중한 선발 기회도 얻게 되었다.
NC 다이노스는 대표적으로 투수들을 길게 보고 육성하는 스타일이다. 김휘건(19)은 이미 퓨처스에서 등판을 이어가고 있지만, 올 시즌 1군 등판은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임상현은 다르다. 이미 1군에서 갖춰야할 많은 것을 갖추고 있다. 일단 제구가 어느 정도 되는 투수이고 1군에서 갖춰야할 변화구를 다양하게 갖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그리고 안타를 많이 맞기는 하지만, 저돌적으로 들이는 투구 스타일도 현장 코칭스테프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임상현은 데뷔 첫 1군 선발 등판에서도 5.2이닝 동안 5실점 하며 8피안타를 맞았지만, 볼넷은 2개밖에 주지 않았다. 선발로 나선 6경기에서 6볼넷이 최다이고 4경기에서 2사사구 이하를 기록했다. 맞으면서 커나가고 있다는 투수라는 의미다.
이용훈 NC 코치는 “상현이가 정말 많이 좋아졌다. 제구 신경 안쓰면 150km까지도 충분히 가능하다. 스플리터만 더 제대로 구사할 수 있으면 정말 좋은 투수가 될 자질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 코치의 말대로 임상현은 프로에서 포크볼(스플리터)가 더해지면서 좌타자 승부에 자신감이 붙었다. 임상현 또한 “포크볼이 생기면서 좌타자들을 상대로 자신감이 붙었다. 잘던지는 구종은 커브와 슬라이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NC에 와서 가장 좋아진 점은 제구력인 것 같다. 평균 구속도 많이 늘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는 KIA의 김도영. 홈런을 맞더라도 정면으로 붙어보고 싶다고 말하는 임상현이다.
임상현은 후반기 8경기 25.2이닝 21피안타 12볼넷 12삼진 ERA 3.51의 매우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NC 내부에서는 검증된 신인이었다. 제구, 스피드, 변화구가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이기에 빠르게 경험을 쌓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임상현은 대구상원고 시절 좋은 투수이기는 했지만 특급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평가도 1라운더인 김휘건이 훨씬 높았다.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핵심으로 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NC가 좋은 자원을 잘 골라잡았다. 김택연이나 황준서 등 1라운드 대표팀 동기들 보다는 다소 늦기는 했지만, 임상현은 웬만한 1라운더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잠재력을 선보이고 있다.
또 하나의 희망이 창원 NC 다이노스 파크에서 떠오르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