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빅컷'에 급해진 중앙은행들, 韓 올해 안에 내릴 수도
2024.09.19 13:01
수정 : 2024.09.19 13: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가 30개월 만에 기준 금리를 내리면서 연준의 눈치를 보던 다른 중앙은행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유럽 등 물가상승이 심각한 지역에서는 아직 관망하는 분위기지만, 한국 등 경기 부양이 급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미국에 맞춰 금리를 내릴 것으로 추정된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이날 0.5%p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다른 중앙은행들에게 인하 신호를 줬다고 분석했다.
미국 달러로 고정환율제도를 운영하는 중동 산유국들도 연준 결정에 즉각 반응했다. 18일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금리 및 예금 금리 등 주요 정책 금리들을 0.5~0.55%p씩 내렸다. WSJ는 미국 JP모건체이스의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인도가 다음 달부터 기준 금리를 내릴 수 있으며, 한국과 태국 역시 올해 안에는 금리 인하에 나선다고 예상했다. 경기 침체에 빠진 중국의 경우 지난 7월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내렸고 오는 20일 다시 LPR을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덕분에 중국의 인하 가능성이 올랐다는 분위기다.
다만 모든 지역에서 연준을 따라가지는 않는다. 앞서 호주 중앙은행은 경기 둔화에도 지난달까지 6차례 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안에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역시 인하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언급했다. 올해 10월과 12월에 금리 결정을 남긴 ECB는 추가 인하에 회의적이다. ECB의 필립 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6일 연설에서 "제한적인 통화정책을 줄이는 문제는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로 생필품 부족과 물가상승에 시달리는 러시아의 중앙은행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지난 13일 기준 금리를 1%p 올렸다. 2023년에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취임한 브라질에서도 18일 금리 인상(0.25%p)을 단행했다. 전문가들은 실바 정부의 지출 확대에 따른 물가상승 때문에 금리가 올랐다고 지적했다.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의 크리스티안 켈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들의 반응이 제각각인 이유에는 거시 경제 차이뿐만 아니라 정치적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