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 폭발'에 이스라엘 모사드의 전설적인 작전 재조명

      2024.09.21 07:00   수정 : 2024.09.21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레바논 전역에서 17~18일(현지시간)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발생한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 폭발 사건 배후가 이스라엘로 지목되면서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과거 다수의 작전이 재조명 받고 있다. 모사드는 1949년 이스라엘 건국 직후 설립된 정보기관으로 해외 정보 수집과 비밀작전 수행, 대테러 활동 등을 주요 임무로 맡고 있다. 첨단 기술과 인적 정보망을 동시에 활용한 신출귀몰한 암살·납치 작전으로 정평이 난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이다.



모사드의 능력을 처음 전 세계에 알리게 된 사건은 1960년 아이히만 체포작전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아르헨티나로 도망친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을 체포하기 위해 모사드는 감시와 납치 계획을 세워 1960년 5월 그를 이스라엘로 데려왔다. 이후 아이히만은 이스라엘에서 재판을 받았고, 전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1962년 처형됐다.

1976년 엔테베 공항 인질 구출 작전은 모사드의 정보수집 능력과 기민함으로 국제 사회에서 주목받았다. 이스라엘행 항공기를 납치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는 우간다의 엔테베 공항에 유대인 승객들을 인질들로 잡고 있었다.
당시 모사드가 계획 수립과 정보 수집을 담당한 해당 작전은 이스라엘 특수부대가 착륙 1분 45초만에 납치된 7명을 사살한 후 인질 100여 명을 구해냈다. 이스라엘에서 4000㎞나 떨어진 곳에서 벌인 구출 작전이었다.

모사드의 '신의 분노' 작전은 이스라엘의 복수를 향한 집요함이 알려지는 계기가 된 보복 암살 작전이다. 1972년 뮌헨 올림픽 테러 사건 이후, 7년 가량에 걸쳐 팔레스타인 조직 '검은 9월' 등 테러 관련자들을 암살하는 광범위한 보복 작전을 전개했다.

21세기 이후엔 무선 기기와 인공지능(AI)이 모사드 작전의 핵심이 됐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창립자인 아메드 야신을 장기간 추적한 모사드는 20004년 드론으로 암살을 했고, 2020년엔 이란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의 휴대폰을 감청하고 추적해 그의 얼굴을 인식해 자동 저격하는 AI 로봇 기관총으로 살해했다.

올해 7월에는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방문 중 귀빈용 숙소에서 암살됐는데, AI가 사용된 첨단 폭탄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교외 등 헤즈볼라 거점을 중심으로 삐삐 수천 대가 동시다발로 터진 데 이어, 18일에도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와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 등지에서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가 연쇄 폭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전현직 국방·정보 당국자 12명을 취재한 결과 폭발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오랫동안 준비해 온 작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휴대전화 해킹을 우려한 헤즈볼라가 무선호출기 사용한다는 점을 파악해, 수년 전부터 유럽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차려놓고 기회를 엿보다가 제조 단계에서부터 폭발물과 기폭 장치가 삽입된 제품 수천 개를 헤즈볼라에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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