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교정 후 관리 없다면 치열 비뚤어져..관리는 선택 아닌 필수
2024.09.20 09:35
수정 : 2024.09.20 09: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치열이 고르지 못할 경우 치아교정을 받기도 하는데, 교정치료 이후 관리를 소홀하게 할 경우 치아가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안정섭 서울대치과병원 치과교정과 교수는 "교정치료 이후 관리 소홀로 재교정 치료를 받는 비율은 5% 정도로 알려져 있다"라며 "재교정 치료를 받을 경우 시간과 비용이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만큼 교정된 치열을 적절히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20일 조언했다.
치아를 이동시키면 잇몸뼈가 부위에 따라 흡수 또는 형성되고 치아를 잇몸뼈와 연결해 주는 조직 일부도 와해된다.
안 교수는 “특히, 성장기 환자의 경우 턱의 성장에 따라 치아 배열이 미세하게 바뀌며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 수반된다”라며 “이때도 치열이 흐트러지거나 교합 관계가 변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교정 치료를 통해 얻은 가지런한 치아 배열과 좋은 교합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치료 후 ‘유지장치’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장치는 앞니의 안쪽에 부착하는 ‘고정식 유지장치’와 환자가 탈착할 수 있는 ‘가철식 유지장치’다. 유지장치는 환자가 가졌던 부정교합 및 환자의 치료 후 상태에 맞게 디자인해 제작된다.
고정식 유지장치는 교정 치료를 종료하기 전 또는 직후에 얇은 철사를 앞니 안쪽에 부착하는 것으로,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특히, 교정 치료를 종료한 직후, 앞니 치아 배열은 흐트러지기 쉬워 고정식 유지장치로 치열을 유지한다.
가철식 유지장치는 고정식과 달리 환자가 원할 때 탈착이 가능한 장치다. 교정 치료 종료 후 보통 3개월 정도는 식사나 양치할 때를 제외하고 자는 시간까지 포함해 거의 온종일 사용해야 한다. 이후, 환자 상태에 따라 잠을 잘 때 착용하는 등 사용 시간을 줄일 수도 있다.
일반적인 가철식 유지장치는 치과용 플라스틱 재료와 철사로 이뤄져 있어 장치를 착용하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이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점이 부담스럽다면 투명 가철식 유지장치를 선택할 수도 있다. 다만, 투명 유지장치는 장기간 사용 시 착색이나 변색으로 인해 보기에 좋지 않게 되고 깨지거나 구멍이 나는 등 내구성이 떨어져 수개월에 한 번 재제작이 필요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고정식 유지장치를 언제까지 부착해 둬야 할지, 가철식 유지장치는 언제까지 사용해야 할지에 대해 명확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치아 위치가 원래대로 되돌아가 배열이 흐트러지거나 교합 관계가 변하는 등 우리가 흔히 ‘재발’이라고 부르는 부정교합으로의 회귀 현상은 일정 기간에 적극적 유지관리를 통해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성장기 환자는 잔여 성장기 동안 적극적 유지관리가, 성인기 환자도 최소 1년 이상의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고정식 유지장치는 치아에 부착돼 있어 환자가 임의로 제거할 수 없다. 처음에는 다소 이물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대개 조기에 적응해 거의 불편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착용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구강위생 관리가 소홀할 경우 장치 주변에 음식물이 남아 치석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또한, 지나치게 단단한 음식물을 섭취할 경우 강한 외력에 철사가 탈락하거나 변형될 수 있다. 고정식 유지장치가 부착된 부위는 치실을 일반적인 방법으로 사용하기 어렵고, 잘못 사용해 철사에 무리한 힘을 주게 되면 장치가 변형될 우려가 있다.
안 교수는 “시중에 유지장치가 부착된 상태로도 사용할 수 있는 치실이 판매되고 있어, 치과의사의 안내를 받아 치실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라며 “고정식 유지장치에 발생한 문제는 치아 배열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교정 치료 후 유지장치에 대한 관리를 제외하면 식습관 등 일상적인 생활에 큰 주의점은 없다. 다만, 주기적 치과 방문을 통해 교정 치료 결과가 잘 유지되고 있는지, 고정식 및 가철식 유지장치에는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유지·관리 중 치과에 방문할 때는 가철식 유지장치를 지참해야 한다.
안 교수는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통해 변화를 지연시켜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유지장치를 잘 사용했다 하더라도 세월이 지나면서 치아의 배열은 조금씩 자연스럽게 변화한다”며 “어떤 면에서는 노화의 과정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적극적 유지관리가 필요한 기간 이후에도, 가지런한 치열과 좋은 교합을 가능한 오래 유지하고 싶고, 유지장치의 사용에 익숙해져 크게 불편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같은 방식으로 계속해서 관리해 나갈 수 있다”라며 “하지만 유지장치 등이 너무나 불편해 삶의 질을 크게 해친다고 여겨질 때는 치과의사와 상의를 통해, 환자 본인이 치아 배열이 다소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유지장치 사용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