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만 4배 올랐다고?"...제약·바이오주, 금리인하 국면의 주도주된다

      2024.09.22 16:07   수정 : 2024.09.22 16: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4년 반 만에 금리인하 국면에 돌입하면서 제약·바이오주가 국내 증시의 주도주가 되고 있다. 그동안의 흐름도 좋았던데다, 향후 전망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헬스케어지수는 지난 20일 4089.36으로 52주 신고가를 또 한 번 갈아치웠다.

KRX 헬스케어지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제약·바이오 업종의 73개 종목을 포괄하는 지수이다. 코로나 국면 초기였던 지난 2020년 1월 5517.3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에는 2461.89까지 떨어지며 저점을 찍은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반등에 성공해 지난 달 30일(4009.40) 3년 만에 4000선을 회복했다.

올해 제약·바이오종목의 강세는 알테오젠과 유한양행이 이끌었다.
올해 초 9만1500원이었던 알테오젠은 이달 20일 36만3000원으로 4배 가량 급등했다. 지난 달 에코프로비엠을 제치고 코스닥 시총 1위를 차지한 알테오젠은 시총 19조원대를 돌파하며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신약 개발에 성공한 유한양행도 올해 초 6만7800원에서 14만5400원으로 2배 이상 상승했다. 특히, 유한양행은 20일 하루에만 15.86% 폭등하면서 이달 보이던 부진을 하루 만에 극복하고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유한양행과 알테오젠의 이달 거래대금은 각각 8조48억원, 4조9095억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3~4위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강세에 합류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60만원대에 머물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이달 19일 104만9000원에 마감하며 황제주에 등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100만원을 넘긴 것은 2021년 8월 23일(종가 100만9000원) 이후 3년 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빅컷(0.50%p 금리 인하)’을 단행한 이후 거래대금 상위종목에 제약·바이오주의 이름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달 19~20일 유한양행과 알테오젠은 국내 증시 거래대금 3~4위를 유지하고 있고, 바이넥스(7위), 넥스트바이오메디컬(8위), HLB(10위), 삼성바이오로직스(11위), 셀트리온(17위) 등이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 파마리서치도 이달 20일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제약·바이오주는 금리 인하기에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대규모 장기투자가 필수적이다 보니 금리가 내려갈수록 이자 부담이 줄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현재의 금리 인하 기간에는 바이오와 금융 등이 타 업종에 비해 우위에 있을 것”이라며 “증시 주도주의 조건은 내러티브와 이익 성장에 있는데, 바이오는 금리인하 수혜와 실체 있는 이익 성장의 조합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중국 바이오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추진해온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지난 9일 하원을 통과한 것도 국내 바이오기업이 반사이익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이 자국 바이오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내 유전체 데이터의 해외 유출을 막겠단 취지로 제정됐다.


KB증권 김혜민 연구원은 “생물보안법이 2032년까지 유예기간이 있기에 단기적인 관점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한다”면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관련 문의가 2배 이상 증가하고 있기에 생물보안법 관련 영향이 점진적으로 체감될 것”이라 내다봤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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