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백년 원전동맹' 구축에..체코, '전방위 협력'으로 화답
2024.09.22 16:21
수정 : 2024.09.22 16: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2박4일 간의 체코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한-체코 정상회담, 총리 회담,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 원전 기업 시찰 및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 체결식 등의 굵직한 일정을 소화한 윤 대통령은 '한국과 체코가 함께 짓는 원전'을 외치면서 두코바니 신규 원전 최종 계약 여건을 공고히 했다.
정상 차원의 총력 지원으로 원전 세일즈외교를 양국간 '원전동맹' 구축으로 끌어올린 윤 대통령은 체코와 고속철도, 첨단산업, 과학기술, 인프라 등 다양한 범위로 양국간 협력을 제도화하는 성과도 거뒀다.
■백년 내다보는 한-체코 '원전 동맹'
이번 체코 공식방문에서 윤 대통령의 백년을 내다보는 '한-체코 원전 동맹' 제안에,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원전 분야를 넘어선 전방위적 협력 강화 희망으로 화답했다. 양 정상간 이같은 공감대는 총 56건의 문서 체결로 구체화됐다.
이 가운데 정상 임석 아래 플젠시에서 서명된 MOU(업무협약) 5건을 포함해 원자력 협력 관련 MOU가 총 13건이 체결된 것은 양국 원전 협력의 제도적 기반이 확고하게 구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24조원 규모의 내년 3월 두코바니 신규원전 본계약 체결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원전의 기술, 운영, 연구개발, 인력 양성 등 원전 생태계 전 주기에 걸쳐서 양국이 협력을 추진하는 '한-체코 원전 동맹'이 수십년에서 백년을 전제로 포괄적으로 추진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전략산업 분야로 협력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으로 맺었던 '반도체 동맹', 덴마크와의 '녹색 동맹' 이후, 이번 체코 공식방문으로 '원전동맹'이란 세번째 동맹 거점을 구축했다. 체코에서의 '원전 동맹'을 매개로 한국과 미국 간 '한미 글로벌 원전 동맹'도 추진하는 윤 대통령은 '에너지 안보 확충'과 '글로벌 원전 시장 진출'이란 두마리 토끼도 잡는다는 목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체코의 총리나 대통령이나 내각의 책임자들에겐 한국이란 파트너 이외에 두코바니 신규 원전을 짓는 데 있어서 다른 대안은 머릿 속에 전혀 없다"면서 "우리 정부와 체코는 앞으로 수십 년간의 양국 원전 동맹이 다른 전방위 전략산업 분야로 끈끈한 파트너십을 맺어 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체코, 당장 우주항공·교통 인프라 협력도 원해
윤 대통령의 이번 체코 방문은 원전 외 첨단산업, 과학기술, 교통, 인프라 등 전방위에 걸친 협력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60개에 달하는 기업인들이 이번 순방에 동행하면서 양국 기업들과의 협력 분위기도 조성한 윤 대통령은 정상 차원의 세일즈 외교로도 배터리, 미래차, 고속철도, 철강 등에서의 협력 문서 체결을 이끌어냈다.
특히 체코에선 원전 동맹을 계기로 당장 한국 측과 우주항공 분야, 철도, 교통 인프라에서의 협력을 가속화해 심화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체코와의 다른 분야 협력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윤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에서 고속철도 차량 첫 수출에 성공했던 만큼, 이번 체코 공식방문을 통해 양국간 고속철도 차량 및 건설, 운영 협력 강화 MOU가 체결되면서 K-철도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차원에서 국토교통부는 체코 교통부와 '고속철도 협력 MOU'를 체결해 정부 차원의 협력 기반을 마련했고, 민간 차원에서 현대로템은 체코의 철도차량 제작사인 스코다트랜스포테이션과 체코 고속철도 사업 및 해외 전기기관차 사업을 위한 '상호 기술협력 MOU'를 체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