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민, 공백기 딛고 'KLPGA 첫승'
2024.09.22 19:11
수정 : 2024.09.22 19:11기사원문
장타 기대주 문정민이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문정민은 22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우승했다.
최근 문정민의 컨디션은 최악에 가까웠다. 그에게 2024년은 시련으로 기억된다. 문정민은 지난 6월 한경 레이디스컵을 마지막으로 투어에서 사라졌다. 개인사 때문이었다. 무려 두 달 가까이 투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문정민이 다시 복귀한 것은 지난 8월 말 한화 클래식이었다. 하지만 시즌 중간에 갑자기 투어를 쉰다는 것은 프로 선수에게 치명적이다.
문정민은 복귀 후 한화 클래식부터 시작해서 모든 대회에서 컷 탈락을 하는 최악의 부진을 맞이하게 됐다. 한화클래식을 시작으로 지난주 OK저축은행 읏맨 오픈까지 4개 대회에서 연속 컷 탈락했다.
시즌 중 투어 두 달 가까이 투어 활동을 중단했던 탓에 경기력 회복이 많이 더뎠다. 골프 인생 최악의 위기였다. 또 한 명의 기대주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를 앙다물은 문정민은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빛나는 경기력으로 다시 한번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유의 시원시원한 장타력도 회복됐고 무엇보다 퍼팅이나 어프로치샷에서도 차분함이 느껴졌다. 문정민은 첫 날 버디 6개와 더블 보기 하나, 보기 하나를 엮어 3언더파로 공동 4위로 무난하게 시작했다. 시동을 건 것은 2라운드부터였다. 그는 2라운드에서 2타를 더 줄이며 지한솔과 함께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지한솔과 공동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문정민은 5번 홀(파4), 6번 홀(파4) 연속 보기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날번 했지만, 7번홀 버디로 분위기를 단번에 바꿨다.
이후 지한솔, 장수연, 이준이, 이예원과 함께 공동 선두그룹으로 뛰어올라갔다. 승부는 11번홀부터 서서히 갈라졌다. 문정민은 11번, 12번, 14번홀에서 무려 3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16번홀(파5) 버디는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한 타나 다름없었다.
이준이는 3타를 줄여 개인 최고 순위인 공동 2위(7언더파 209타)에 올랐다. 지한솔은 2언더파 70타를 적어내며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준우승했다. 이예원은 이날만 5타를 줄여 장수연, 김수지와 함께 공동 4위(6언더파 210타)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자 문정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많이 간절하기도 했고 힘들게 찾아왔던 기회라서 매 플레이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했다"며 "원래 올 시즌 목표가 2승이었는데, 일단 1승을 하게 됐다. 하반기 남은 대회에서도 1승을 더 추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022년 KLPGA 투어에 발을 내디딘 문정민은 지난해 KLPGA 투어와 병행한 2부 투어에서 상금왕에 올라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171㎝의 큰 키와 단단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력이 주특기인 선수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젊은 기대주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