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대통령 좌파 야당 디사나야케 JVP 총재 당선 “IMF 재협상”(종합)

      2024.09.23 00:55   수정 : 2024.09.23 00:55기사원문
[콜롬보=AP/뉴시스] 아누라 디사나야케 인민해방전선(JVP) 총재(55)가 22일 자신의 대통령 선거 승리가 확정된 뒤 콜롬보의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2024.09.2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스리랑카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야당 후보 아누라 디사나야케 인민해방전선(JVP) 총재(55)가 승리했다.

스리랑카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대선 2차 개표 결과 디사나야케 총재가 42.3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디시나야케 총재와 함께 2차 개표까지 왔던 중도 성향의 제 1야당 국민의힘 연합(SJB)의 사지트 프레마다사 총재는 32.76% 득표에 그쳤다.

21일 치러진 스리랑카 대선 1차 개표에서는 50% 이상 득표자가 없어 사상 처음으로 2차 개표에 들어갔다.

스리랑카는 유권자가 선호 후보 3명에게 순위를 매겨 투표하는 순위투표제를 실시한다. 1차 개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투표자가 2위나 3위로 적은 후보 중 1차 개표에서 득표율 1, 2위 후보가 있으면 이를 합산한다.

스리랑카가 공화국으로 전환한 1972년 이후 실시된 지금까지 8번의 대선은 모두 1차 개표에서 당선자가 가려졌다.
2차 개표까지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선을 노렸던 무소속 라닐 위크레메싱게 현 대통령은 1차 개표에서 득표율 17%로 3위에 그치면서 2차 개표에도 진행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이번 대선에는 모두 38명의 후보가 나왔다.

디사나야케 당선인은 X(옛 트위터)에 “이번 선거 결과는 한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수십만 명 여러분의 공동 노력의 결과”라며 “여러분의 헌신이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어 왔고, 저는 그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 이 승리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올렸다.

알리 사브리 외무장관은 그의 당선을 축하하며 “그가 투명성, 성실성, 그리고 국가의 장기적 이익에 대한 헌신으로 이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구 2300만의 스리랑카는 2022년 5월 250억 달러의 외채를 갚을 능력이 없어 국가부도(채무불이행)을 선언했으며 석유, 의료품 및 조리용 연료도 수입할 돈이 없는 경제 위기에 빠졌다.

분노한 국민들이 봉기해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관저를 급습해 불을 질렀다. 고타바야는 간신히 국외로 도망갔으며 총리직의 위크레메싱게가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디사나야케는 2019년 대선에서는 3%가 조금 넘는 득표율에 그쳤으나 현 정부에 대한 극심한 불만으로 당선됐다.

그는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불교 승려, 학생으로 구성된 좌파 연합을 이끌고 있다.

그는 긴축 조치를 더 견딜 만하게 만들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정을 재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은 지난해 3월 IMF 구제금융 지원을 조건으로 증세 등 긴축정책을 써왔다.

스리랑카는 채무 불이행 당시 국내 및 해외 부채는 총 830억 달러였고 정부는 현재 170억 달러 이상을 구조 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주요 경제 지표가 상당히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스리랑카 국민들은 높은 세금과 생활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불만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스리랑카의 경제 위기는 주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과도한 차입에서 비롯되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과 통화인 루피를 떠받치기 위해 부족한 외환 보유고를 사용하려는 정부의 고집 때문에 경제는 더욱 추락했다고 AP 통신은 분석했다.

1968년생인 디사나야케 당선인은 대학 재학 중인 1987년부터 JVP에 입당해 활동하다 2000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지금까지 의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디사나야케 당선인은 공약대로 IMF와의 재협상과 전임 정부의 부패 청산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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