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AI 중심지 꿈꾸는 UAE, 삼성전자·TSMC 반도체 공장 유치 추진
2024.09.23 13:50
수정 : 2024.09.23 13: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동의 인공지능(AI) 투자 중심지가 되려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한국의 삼성전자와 대만 TSMC와 반도체 공장 건설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기업이 UAE 공장 건설에 들어갈 경우 비용이 1000억달러(약 134조원)에 이를 것이며 반도체 산업의 판도도 바꿀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저널에 따르면 삼성과 TSMC의 고위 임원들이 모두 최근 UAE를 방문했으며 TSMC는 대만에 있는 최대 규모와 최첨단 시설과 버금가는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논의했다.
반도체 건설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로 자국 IT 산업을 키우려는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가 후원하는 것이 논의되고 있다.
UAE의 반도체 공장 유치 추진은 반도체 증산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수익이 타격을 받지 않으면서도 반도체 가격을 떨어뜨리려는 것이 목적으로 알려졌다.
UAE 국영 IT 투자 기업 MGX 대변인은 반도체 제조가 UAE의 AI 투자 전략의 기둥으로 여러 외국 기업들과 정기적으로 논의했으나 현재 반도체 공장이 진행 중인 것은 없다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UAE는 경제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첨단 산업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UAE 정부는 지난 2008년에 반도체 기업 AMD에 투자해 제조 경영 부문을 인수한 적이 있으며 당시에도 UAE에 공장 건설을 추진했으나 실현시키지 못했다.
UAE는 IT 산업을 육성하고 반도체 증산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 앞으로 예상되는 AI 수요에 맞추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UAE의 의도 대로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것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으로 최근 반도체 공장 건설비가 급격히 치솟으면서 첨단 공장 한곳에 보통 200억달러(약 27조원)가 소요된다.
현재 UAE가 추진하는 반도체 공장 단지 계획은 다 합치면 비용이 100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제조과정에서 실리콘 웨이퍼 세척에 필요한 다량의 정수된 물을 확보해야 하나 UAE는 대부분의 물을 담수화된 바닷물에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이 전무한 상태에서 공장 가동에 필요한 엔지니어들까지 확보해야 하는 것도 큰 과제다.
두 기업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중국의 주요 교역국인 UAE에서 반도체를 생산해 수출하는 문제를 논의했으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지난 2년간 UAE와 첨단 기술 분야 협력을 했으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은 중국과 관련된 미국의 우려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이 문제가 정리될 때까지는 UAE 공장의 착공을 기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널은 만약 삼성과 TSMC의 UAE 공장이 건설될 경우 그동안 정부의 보조금 지급 속에 반도체 산업이 성장한 동아시아와 미국, 유럽에 이어 새로운 지역으로의 확장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