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민주, 재보선 사수 총력전..텃밭 '호남' 집안싸움 본격화

      2024.09.23 16:49   수정 : 2024.09.23 16: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급해졌다. 정치적 텃밭인 호남에서 2곳(전남 곡성군수·영광군수) 재보선이 치러지는데 동지관계인 조국혁신당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불과 23일을 앞둔 상황에서 원내 1당인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호남 안방에서 강하게 맞붙은 형국이다.

민주당은 특히 지난 4월 총선에서 호남에서 비례대표 득표율에서 조국혁신당에 뒤졌던 충격을 경험한 만큼 이번 재보선은 사활을 걸고 반드시 승리를 챙취한다는 복안이다.

민주당은 23일 지도부가 전남 영광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원내 다수당 제1야당으로서 에너지 고속도로 등을 포함한 호남발전 공약을 내놓는 등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반면 혁신당은 '호남 홀대론'을 내세워 민주당을 견제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어 갈수록 집안싸움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정책협약식을 갖고 전통시장 등 민생 현장을 방문, 지역 현안인 쌀값 안정화를 위한 정책 간담회를 여는 등 집안표 단속에 나섰다.

현장 최고위에선 혁신당을 의식한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각 당의 영광군수 후보간 격차가 오차 범위 내 접전이 예상되는 박빙의 결과가 나오며 당내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혁신당에 전격 입당해 공천을 받은 장현 영광군수 후보를 정조준했다. 이 대표는 "당 지도부로서는 국민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서 국민들의 뜻에 맞는 후보를 선택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런데 안타깝게도 일부 후보는 '경쟁 자체가 싫다', '내가 후보가 될 가능성이 적다' 이렇게 생각해서일지는 몰라도 이 경쟁 체제를 벗어났다. 이런 식으로 하면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과반 의석을 앞세워 지역 발전에 현실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차별성도 강조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무소속이나 소수정당이 잘하겠나, 아니면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정당이 예산 확보를 더 잘하겠나"라며 "예산 확보는 도지사나 군수의 힘만으로는 하기 어렵다. 바로 정당과 국회의원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은 이 대표가 강조해온 정책 의제인 에너지 고속도로와 기본소득 등을 호남 지역에서 우선 시범해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에 혁신당은 민주당의 적극적인 선거 공세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김보협 대변인은 "민주당은 그동안 영광과 곡성을 포함해 호남 발전을 위해 예산 확보를 잘하셨나"라며 "그동안 의석수가 부족한 소수정당이어서 예산 확보를 잘못한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앞서 조국 대표는 전남 영광에서 월세살이를 시작하며 전력투구 중이다. 혁신당은 이를 고리로 민주당의 호남 홀대론을 거듭 강조하는 모습이다. 조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에서) '혁신당은 호남에 나서지 말라'며 험한 말씀까지 하는데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호남에서 정치 혁신, 새로운 선택지를 희망하는 분들이 매우 많다.
이 열망을 외면하고 경쟁을 억압하는 것이 바로 상하기 시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026년 6월 지방선거의 '전초전'인 이번 재보선은 호남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선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민주당에게는 이재명 2기 지도부 첫 선거로, 리더십의 시험대에 서게 되며 혁신당은 원외정당으로서의 한계 극복을 위해서라도 유의미한 정치적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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