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약발 안 먹힌다”...집값 기대심리, 35개월래 최고

      2024.09.25 06:00   수정 : 2024.09.25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고 은행권의 자율적인 가계부채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집값 상승 기대감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줄지 않고 수도권 매매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1년 뒤 주택 가격이 오른다는 응답이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

■대출 규제에도 집값 기대감, 4개월 연속 증가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19로 전월 대비 1p 상승했다.

지난 2021년 10월(125) 이후 2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지난 5월(101) 이후 넉달 연속 상승세다. 이 지수는 1년 후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본 응답자가 하락을 예상하는 응답자보다 많을 경우 100을 웃돈다.


이는 아파트 매매거래가 늘어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지속된 결과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조사 기간(9월 6일~13일)까지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증가했고 특히 서울이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게 상승했다는 뉴스가 많이 나왔다”며 “그래도 최근에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고 9월부터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매매가 등 지표가 변화하고 있어 1p 소폭 상승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월보다 0.1%p 하락했다. 지난 2022년 2월(2.7%) 이후 최저 수준이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으로는 공공요금(57.3%)이 가장 높았다. 이어 농축수산물(53.8%), 공업제품(22.9%) 순이었다. 전월과 비교하면 농축수산물(4.0%p), 공공요금(3.7%p)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석유류제품(-13.3%p) 비중은 감소했다.

한편 한은은 다음 달부터 소비자동향조사 내 물가 항목에서 3년후, 5년후 기대인플레이션을 추가로 공표하기로 했다. 단기와 함께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을 공표함으로써 기대인플레이션의 시차구조를 활용한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내수 부진에 소비 심리 2개월 연속 둔화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0으로 전월보다 0.8p 하락했다. 물가 상승세 둔화에도 내수 회복 지연 우려가 번진 탓이다. 2.8p 하락하며 지난해 9월(99.7)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7월에 이은 두 달 연속 하락세다.

CCSI는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심리지표다. 15개 CSI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하며 100보다 크면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표 가운데 현재생활형편(90), 생활형편전망(94), 가계수입전망(98)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나머지 3개 지표는 모두 하락해 현재경기판단(71)과 향후경기전망(79)은 모두 2p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은 전달보다 1p 하락한 108을 기록하며 지난 2022년 12월(10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리수준전망 CSI의 경우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전월과 동일한 93을 기록했다.
물가수준전망 CSI는 공공요금 상승 우려에도 농산물 및 석유류 가격 상승세 둔화 등으로 1p 하락한 144로 나타났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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