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 2차 청산 시작… 증시 변동성 커진다"

      2024.09.24 18:02   수정 : 2024.09.24 18:02기사원문
미국 실물지표의 개선으로 경기침체 공포심리가 후퇴했지만, 지난달 폭락장을 견인했던 엔 캐리 트레이트 청산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달 들어 청산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며 2차 청산 사태가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금리인하 기대감에 따른 증시 자금유입 등으로 충격파는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의 저금리 환경을 활용해 엔화를 차입하고 금리가 높은 다른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말한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5일 45만9000건의 계약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 6월 수준으로 회귀했던 엔 선물 거래량이 이달 들어 증가세로 전환했다.8월 중순 20만계약을 하회하던 일일 거래량은 지난 22일 기준 30만계약까지 급증했다. 이와 맞물려 청산 물량도 증가세다. 2000계약을 밑돌던 청산 물량이 최근 3000계약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에 엔 달러 환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한다면 엔 캐리 청산 매물이 다시 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은행(BOJ)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0.25%로 동결했다. 또 오는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가 개최될 것으로 보여 유력 후보들이 통화정책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투자심리를 뒤흔들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에 달러 환율이 다시 하락(엔화 강세)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공포심리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이전보다 충격의 강도나 파급력은 제한적이겠지만, 9월 유동성 위축 상황에서 작은 엔 캐리 청산 매물만 출회돼도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발생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공세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해석되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9조원이 넘는 순매도 폭탄을 쏟아냈다. 지난 3일부터는 단 하루를 제외한 모든 거래일에 매도우위를 보였다.

다만,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증시에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충격파는 완화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미국 '빅컷' 이후 한국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 유입이 상승 전환했다.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국내 ETF 유입 자금은 전주 대비 1조486억4000만원 늘어났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당장은 엔 캐리 트레이드 추가 청산 리스크가 완화돼 유동성 흐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일본은행이 신정부 출범에 따라 당분간 신중한 횡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최소한 연말까지 엔화의 추가 강세 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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