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투자 미끼로 905억 가로챘다

      2024.09.24 18:08   수정 : 2024.09.24 18:08기사원문
미술품 투자를 미끼로 투자금 905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은 작가들에게 호당 가격 확인서를 부풀리도록 종용하고 기존 투자자들의 원금과 수익을 제공하기 위해 신규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돌려막기를 했다. 아트테크(아트+재테크)를 빙자한 폰지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단은 아트테크를 빙자해 1100여명의 투자자들에게 905억원가량을 갈취한 청담동 A갤러리 회장 40대 정씨 등 3명을 지난달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영업매니저 등 11명은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구매한 미술품으로 렌털 등 수익을 창출, 원금과 월 1%의 수익 보장 광고로 투자자 총 1110명으로부터 905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 등은 지난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미술품에 투자해 갤러리에 위탁보관하면 전시, 렌털 등으로 수익을 내 원금과 매월 1%의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광고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또 이들은 이 과정에서 전시를 위해 사전에 촬영해 둔 이미지 파일만 넘겨받아 고객들을 속이는데 사용했다.
작가에게 줘야 할 미술품 판매 대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대신 이미지 파일 사용료만 창작지원금이라며 지급했다.

먼저 투자한 이들이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항의하면, 신규 고객을 유치해 충동하는 방법을 썼다. 전형적인 전형적인 폰지사기(돌려막기) 형태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작가들에게 호당가격확인서를 부풀리도록 요구했다. 한국미술협회가 작가의 미술품 가치를 책정한 확인서는 작가의 전시활동과 수상경력에 따라 호당 1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책정되는데, A갤러리는 모든 작가에게 100만원씩 책정되도록 종용했다는 것이 경찰 수사 내용이다. 정씨 등은 확인서를 받지 못한 작가를 '해외작가'로 속여 허위 인보이스를 작성해 5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가격을 허위로 작성해 판매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예술품 시장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준범 법률사무소 번화 대표변호사도 "감독기관 모니터링 의존은 한계가 있어 대중의 신고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양형기준 정비로 처벌을 강화해 범죄 유인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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