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잡은 후 금리 내리기에는 지금 경제상황 녹록하지 않다"

      2024.09.25 18:20   수정 : 2024.09.25 18:20기사원문
"집값이 100% 안정된 다음에 금리를 내릴 만큼 한국경제가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말했다.

신 위원은 "한은은 최대한 균형된 시각으로 엑셀과 브레이크를 같이 조절하는데 현 상황에서 (가계부채 상승세) 모멘텀의 확실한 변화를 보고 갈 정도로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에 금리인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아파트 매매가격의 전주 대비 상승률이 최근 주춤하고 있고, 모멘텀 지수와 확산 지수도 둔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둔화시키기 위해 추가 거시건전성 규제가 필요하냐'는 물음에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신 위원은 "거시건전성 정책은 힘으로 수도에서 나오는 물의 양을 줄이는 것"이라며 "물의 양을 조금씩 줄이고 상황이 개선이 안 되면 더 줄이는 게 맞지, 한꺼번에 완전히 줄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신 위원은 "집값이 추세적으로 내려가는 지에 대한 확신은 얻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수도권 내에서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그간 주택가격 상승세를 이끌어온 지역의 전주 대비 상승률이 하락했으나 서울 외곽 등 다른 지역으로 상승세가 일부 확산된다는 진단이다. 또 이달은 추석 연휴 등이 포함돼 데이터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렵다.

이에 10월 금통위가 열리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입수해 판단할 계획이다. 신 위원은 "금통위가 볼 수 있는 데이터뿐만 아니라 시장 근저에 있는 여러 가지 오프라인 데이터까지 최대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은 "환율의 경우 금리 결정에서 주요한 변수가 아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 추세고, 역사적으로도 높은 수준에 있으나 대외건전성이 양호해 자본유출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그는 "환율을 일종의 위기 시그널이라고 보기보다는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서 움직이는 하나의 변수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환율은 (개인적인) 통화정책 의사결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지 꽤 됐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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