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도 탐내는 지역 市 금고… 지방은행과 치열한 경쟁

      2024.09.25 18:20   수정 : 2024.09.25 18:20기사원문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과 기금을 관리하는 지역 시금고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차제 시금고는 수천억원의 저원자성 대규모로 자금과 함께 잠재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수익성 한계에 몰린 은행들이 이를 차지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수도권을 넘어 부산시금고, 광주시금고 등 지역 시금고까지 기관영업을 확대하자 지방은행들은 수성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광역시는 다음달 심의위원회를 열어 연간 예산 약 8조원의 시금고 운영 은행을 지정할 계획이다. 주금고의 경우 광주은행과 KB국민은행이 제안서를 냈다. 지난 55년간 광주시금고를 운영해운 광주은행에 국민은행이 도전장을 낸 것이다.

부금고(2금고)에는 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총 4곳이 출사표를 던졌다.

차기 금고로 지정되면 내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1금고는 일반회계·특별회계(10개)·기금(1개)을, 2금고는 특별회계(4개)와 기금(18개)을 관리하게 된다.
올해 광주시 예산은 일반회계 6조3975억원, 특별회계 1조3793억원, 기금 4332억원 등 총 8조2100억원 규모다.

광주은행은 향토은행으로서 1금고 자리를 절대 내주지 않겠다는 각오다. 금융권에서는 광주시금고 선정에서도 '협력사업비'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평가기준 가운데 신용도나 재무구조 안정성 등은 광주은행이나 시중은행이 큰 차이가 없어 지역사회 기여도와 협력사업에서 판가름날 것이라는 뜻이다.

현재 광주은행은 매년 당기순이익의 10%를 지역에 환원하고 있다. 지난해 광주은행 당기순이익(2407억원)을 기준으로 약 240억원을 광주시 지역사회에 돌려준 셈이다.

지난 24일 결정된 부산시금고 운영 은행도 '지역사회 기여도'가 주금고 선정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시는 주금고에 BNK부산은행을 재지정했다. 부산은행은 지난 2000년부터 부산시 금고를 맡아왔는데 지역주민의 이용 편의성과 지역사회 기여도, 지역 재투자 실적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 부산은행의 지역 사회공헌 비율은 당기순이익의 10~13%인 반면, 다른 은행은 5~1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지역 일자리 창출 등 지역과의 관계성이 얼마나 밀접한 지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방은행들은 저원가성 수신자금을 바탕으로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대출에 매진했지만 지역경제가 위기를 겪고,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경쟁이 지방으로 확산되면서 기업대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지방은행의 요구불예금도 2022년부터 인터넷전문은행에 역전당하면서 지방은행들은 지역 시금고를 수성하기 위해 정치권, 지역사회에도 호소하는 상황이다.

시중은행들도 성장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지역 시금고뿐만 아니라 지역 대학교 금고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조선대(전남 광주 소재) 주거래은행이 광주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50년 만에 변경된 것이 대표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역 주금고는 영업거점이 늘어나는 효과 이외에 특히 금리인하기에는 저원가성 수신자금이 많을 수록 예대마진 하락을 방어할 수 있어 더욱 중요도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11월 선정에 나서는 경기도금고를 차지하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도 가열될 전망된다.
경기도의 연간 예산은 약 40조원으로 주금고는 농협은행, 부금고는 국민은행이 맡고 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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