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인상 반대..."'빚투 펀드'가 기간산업 팔아넘길 것"
2024.09.26 15:43
수정 : 2024.09.26 15:43기사원문
고려아연은 26일 입장문을 내고 "공개매수가 인상은 결국 국가기간산업을 지키겠다는 의도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방증이다.
고려아연은 "영풍은 대표이사 2명이 구속돼 사내이사가 없는 상황에서 전문성 없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내주기로 했고 이번엔 3000억원 대출까지 받아 MBK에 빌려줬다"며 "대표이사들이 없는데 누가 이런 결정을 주도했는지, 무리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사외이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라고도 했다.
주주 피해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장형진 고문 일가 등은 MBK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해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하고 영풍 및 특수관계인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해서는 콜옵션을 부여받기로 했다. 하지만 다른 영풍 주주들에게 재산상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콜옵션의 가격 등 세부 조건을 공개하지 않아 주주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여유자금을 활용한 자금운용이 이사회 결의 사안이 아닌 데도 불구하고 이를 공격한 바 있다"며 "MBK가 자신들이 손을 잡은 영풍의 막가파식 결정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MBK의 내로남불이 가히 가관"이라고 수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국가기간산업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의 반대가 이어지고 있고, 울산시장을 비롯해 시의회와 각 시민사회단체 등 향토기업을 살리겠다는 지역의 반발이 거세다"며 "영풍과 투기적 자본 MBK가 적대적 M&A 시도를 지속하면서 ‘못 먹어도 고’를 외치는 ‘빌런 연합’ 과속 질주는 멈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MBK가 펀드자금은 몇천억 원 수준에 불과한 ‘빚투 펀드’라고도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 8개월짜리 빚인 단기차입금 1조 4905억 원을 조달하더니 다시 3000억 원을 빌려 빚만 무려 1조8000억 원"이라며 "50년간 축적해 온 고려아연의 유무형의 자산을 조각조각 나눠 팔기만 하면 ‘묻지 마 빚투’에 쓰인 이자와 원금을 갚고도 남을 거란 계산이 선 듯하다"고도 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M&A에 더 많은 돈을 쓸수록 비철금속 제련업과 이차전지 산업, 반도체 산업에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고려아연의 핵심 인력과 기술, 자산에 대한 장기적 투자와 성장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