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면세점 가는 외국인 없어요"..성지된 올리브영..쇼핑 지도 대격변
2024.09.30 04:00
수정 : 2024.09.30 04:00기사원문
29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 총 매출은 13조7586억원으로 2022년(17조8164억원) 대비 22.7%나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4조8586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엔데믹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은 가파르게 회복했지만 면세점 시장은 역성장을 거듭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올해 1~7월까지 국내 면세점업계 누적 매출은 8조4035억원이다. 이 기간 누적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91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 늘었다. 2019년에 비해서는 92% 수준까지 회복했다.
무엇보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단체 대신 개인·소규모 여행을 선호하고, 중국 경기 침체로 씀씀이가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주요 쇼핑 장소도 고가 브랜드 위주의 면세점이나 백화점 보다는 중저가 브랜드를 판매하는 로드숍으로 옮겨갔다. K-팝, K-드라마, K-영화 등 K-콘텐츠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의 문화적 경험과 결합된 쇼핑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상반기 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입국자 수는 630만명 수준인데, 같은 기간 올리브영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400만명 규모다. 상반기 방한 관광객 10명 중 6명 이상이 올리브영을 찾은 셈이다.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의 외국인 매출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89%나 급증했다.
무신사 스탠다드도 외국인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 1~8월 누적 기준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의 외국인 텍스프리(면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9% 신장했다. 이달 1~23일까지만 놓고보면 지난해 9월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283%(약 13배)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방한 외국인이 과거 단체(유커)에서 코로나 이후 개인(싼커)로 바뀌면서 통상 관광코스에 포함돼 방문했던 면세점보다는 성수, 홍대 일대를 더 많이 찾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