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싱크탱크 SAFE "고려아연 공개매수 적대적 M&A 규정"

      2024.09.27 10:04   수정 : 2024.09.27 10: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에너지 안보 분야 싱크탱크(정책연구소)인 SAFE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시도를 ‘적대적 인수 시도'로 규정해 우려를 표했다. 27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SAFE의 링크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의 지원을 받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세계 최대의 아연 제련 기업이자 배터리 필수 소재를 생산하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 시도를 시작했다"며 "MBK와 중국과의 강력한 유대 관계는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안이어서 크게 우려했다"고 밝혔다.

SAFE는 경제안보 측면에서 미국의 에너지 관련 제반 정책 건의를 담당하며, 미국 국무부가 주도하는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위한 다자협력체인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의 사무국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올해 7월부터 미국에 이어 MSP의 의장국을 수임하고 있다.

SAFE는 MBK의 적대적 M&A가 현재 중국 제련소들이 직면한 공급 재고 부족으로 인해 중국의 정제 아연 수입이 증가한 시기와 맞물린다고 봤다.


고려아연은 아연뿐 아니라 니켈제련 기술 또한 보유하고 있으며,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산업 소재 생산에 필요한 기타 핵심광물에도 적용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다. 따라서 “이번 고려아연 인수 시도는 중국이 아연에 그치지 않고, 여러 핵심광물의 글로벌 공급망까지 장악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전 세계 정제 아연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고, 2차전지 음극재 생산에 필요한 흑연 공급망도 90%를 점하는 상황이다. 2차전지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니켈의 경우 인도네시아 투자를 통해 원료를 값싸게 들여와 가격경쟁력을 확보, 글로벌 전구체 시장의 90%를 독점하고 있다.

반면, 최근 원료국들의 원광수출금지정책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값싼 소싱 대신 기술력 확보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측은 “50년 동안 아연, 연, 동 등 10여 종의 비철금속을 연간 120만톤을 생산하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여기에 작년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착공하면서 2026년 니켈 연산 총 6만5000t을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MBK가 고려아연을 중국 등 해외에 매각할 경우, 핵심광물 공급망 차원에서 배터리, 반도체 등 국가기간산업이자 미래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려아연은 24일 정부에 이차전지 소재인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판정되면 경제안보상 이유로 정부가 외국기업에 의한 인수합병을 승인할 권한을 갖게 된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앞서 이달 13일부터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보통주 144만5036~302만4881주(발행주식총수의 6.98~14.61%) 확보에 나서며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두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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