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새 총리 뽑는 날, 엔화는 냉온탕 왔다갔다

      2024.09.27 16:18   수정 : 2024.09.27 16:28기사원문


【도쿄=김경민 특파원】 사실상 일본의 차기 총리를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 날인 27일 엔화 가치가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27일 도쿄 외환시장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 결과가 발표된 이날 오후 2시20분께 엔화 가치는 100엔당 전날 대비 0.79% 하락한 902원을 기록했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 1차 투표에서 1위에 올라 차기 총재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자민당 국회의원과 당원·당우가 투표권(736표) 절반씩을 행사하는 1차 투표에서는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181표)은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154표)에 앞섰다.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강경 보수 노선을 추종한다는 점에서 '여자 아베'로 불린다.


그는 현재의 일본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를 포함한 적극적인 통화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장기간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아베노믹스' 경제정책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결선 투표 결과가 공개된 오후 3시 30분께 엔화 가치는 다시 오름세로 급반전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이 대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외환시장에서 '다카이치 리스크'가 사라지자 엔화 가치는 빠른 속도로 안정화됐다.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은 전체 415표(국회의원 368표, 당원·당우 47표) 가운데 유효표 409표의 절반이 넘는 215표(국회의원 189표, 당원·당우 26표)를 얻어 최종 당선을 확정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194표(국회의원 173표, 당원당우 21표)로 2위에 그쳤다.


40년 가까이 정치권에 몸 담으며 내각 경험이 풍부한 이시바 신임 총재는 현재 기시다 후미오 내각과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일본 언론은 보고 있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방위상,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 등 풍부한 내각 경험을 쌓았다. 국방 문제에 해박한 그는 자민당 내에서는 '아베파'로 대변되는 우익 성향 의원들과는 다른 역사 인식을 보여 비둘기파로 평가받고 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인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게 된다. 이날 선출된 이시바 신임 총재는 내달 1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기시다 총리 후임으로 지명될 예정이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지난 2008년 총재 선거에 첫 출마한 이후 5번째 도전 끝에 결국 총리직에 오르게 됐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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