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먹인 뒤 성범죄"…자수성가 청년 CEO의 정체 '충격'
2024.09.28 14:39
수정 : 2024.09.28 14:39기사원문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유명 사업가가 권한 독한 술을 마셨다가 의식을 잃고 성범죄를 당해 임신까지 하게 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지인의 권유로 사업가 모임에 참석했다가 크리에이터 전문 기업을 운영하는 B씨를 만났다.
B씨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사회 인사 10명을 불러 모임을 추진했다.
인원이 늘어나면서 B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모임 장소를 바꾼 뒤 참석자들에게 독한 술을 권했다. 당시 A씨는 술을 마시고 머리가 아파 양해를 구한 뒤 자리를 떴다고 한다.
다음 날 A씨는 B씨로부터 연락을 받고 그가 보내준 차를 타고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 이후 B씨 A씨에게 유명 호텔에서 식사할 것을 제안하며 "민망해하지 말라고 미리 말씀드린다. 사실 내가 이 호텔의 5대 주주다. 들어가면 다 나한테 인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호텔에 도착하자 직원들은 B씨를 '대표님'이라고 부르며 반갑게 인사했고, A씨는 B씨에 대해 '자수성가한 청년 CEO'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식사를 마친 뒤 발생했다. B씨는 A씨에게 계속해서 독주를 권했고, 그의 권유를 거절하지 못한 A씨는 결국 의식을 잃었다.
A씨는 "눈을 떠보니 식당이 아닌 B씨의 집이었다"며 "그런 적은 처음이었다. 식당에서 어떻게 나갔는지, 유엔빌리지 집으로 어떻게 들어갔는지 기억이 전혀 없었다. 그땐 그게 범죄라는 생각을 못 했다. 술이 들어가서 내가 자기 관리를 못 했다고 자책했다"고 했다.
며칠 뒤 A씨는 미열에 시달렸고, 검사 결과 임신 판정을 받았다. B씨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B씨는 "축하한다. (나는) 그럴 리 없다. 난 묶었다. 다른 남자들한테 전화 돌려 봤냐"며 "결혼해야 하나. 결혼하자. 그런데 나중에 이혼하면 된다. 유전자 검사는 나중에 하면 된다"고 조롱하듯 말했다.
B씨는 또 "강압적으로 관계한 적 없다. 거짓말하지 말라"며 A씨에게 되레 화를 내기도 했다.
결국 A씨는 중절 수술을 받았다. A씨는 "너무 상처받아서 살아있지 않은 삶을 사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이후 B씨의 연락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A씨는 지인들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듣게 됐다. A씨는 "B씨가 사기꾼이니 돈을 빌려주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 성범죄도 저질렀는데 자기 입으로 자랑처럼 떠들고 다닌다더라. 또 '발발이 성폭행범' '전청조급 사기꾼'으로 소문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문은 모두 사실이었다. B씨는 최근 성범죄 혐의로 구치소에 들어갔으며 A씨 말고도 성폭행 피해자가 3명이나 더 있었다. B씨는 피해자들과 술을 마신 뒤 피해자가 의식을 잃은 틈을 타 성범죄를 저지르는 방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피해자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B씨가 비상장 주식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면서 금전적인 피해를 본 피해자만 1000명 이상이며 피해액은 140억~3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B씨는 평소 유명 그룹 회장, 연예인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신뢰를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4월 B씨를 경찰에 신고했다"며 "B씨가 가고 싶은 회사의 인사권자와 매우 친했다. 재취업이 간절했던 만큼 잘 보일 수밖에 없어 경찰 신고가 늦어졌다"고 토로했다.
현재 검찰은 B씨에게 준강간, 폭행, 불법 촬영 및 불법 촬영물 유포 등의 혐의로 징역 9년을 구형한 상태다.
지난 8월 열린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B씨는 "너무 이기적인 삶을 살았다. 피해자들의 눈물을 모른 척했다. 앞으로 사회에 나가면 삶을 소중히 여기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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