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3위’ 日키옥시아, 자금 수혈받고 삼성·SK 추격 고삐

      2024.09.29 18:24   수정 : 2024.09.29 18:24기사원문
최근 기업공개(IPO) 일정이 밀린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가 연이어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받으면서 낸드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추격에 고삐를 죄고 있다. 앞서 키옥시아는 낸드 업황의 판을 뒤집기 위해 4위 낸드 업체인 웨스턴디지털(WD)과의 인수·합병(M&A)과 IPO를 추진했으나 좌절됐다. 키옥시아 측은 이번 대규모 자금 조달에 더해 11월 이후 조기상장 목표로 자금 확충에 대한 꺾이지 않은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낸드 업계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 "삼성·SK 기다려"...자금 '영끌' 나선 키옥시아

29일 낸드플래시 3위 기업 키옥시아가 자국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확충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최근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쓰비시UFJ은행,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스앤리싱(SMFL) 등 3개 금융기관에 1200억엔(약 1조1103억원) 규모의 융자를 신청했다.
지난 6월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 미쓰비시 UFJ 은행, 미즈호 은행이 키옥시아에 2100억엔(약 1조9433억원) 규모의 추가 대출 한도를 설정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재차 자금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는 업계 3위 키옥시아가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격할 수 있는 시간이 사실상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단에서 나온 자구책이란 분석이다. D램에 집중됐던 AI 수요가 낸드까지 확대되면서, 지난해 감산으로 사실상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를 '올스톱'했던 키옥시아 입장에서는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최근 키옥시아는 당초 10월로 예정했던 상장 일정을 11월 이후로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주가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장 시 공모가가 목표치인 1조5000억엔(약 14조원)을 밑돌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데 따른 결정이다.

앞서 키옥시아는 설비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달 23일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을 했고 승인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키옥시아의 상장 불발은 2020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키옥시아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이번에는 4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면서 IPO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 K반도체 "'메모리 겨울' 투자 안 멈춘 보람 있네"

키옥시아의 추격에 업계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겨울' 동안 쌓은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압도적 우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지난해 메모리 한파에 감산 결정을 내렸지만 최선단 제품에 대한 R&D 투자와 설비투자는 유지했다. 그 결과 최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4분기 글로벌 낸드 총매출은 전 분기 대비 14.2%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트리플레벨셀(TLC) 기반 9세대 낸드를 최초 양산한 데 이어 쿼드러플레벨셀(QLC) 제품을 가장 먼저 양산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QLC는 데이터 저장 단위인 셀 한 개에 4개의 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로, 같은 단수의 낸드라도 QLC 낸드의 경우 저장 용량을 추가로 늘릴 수 있어 생성형 AI를 자체 서버에 탑재하려는 빅테크 기업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SSD 신제품 'PEB110'을 개발해 내년 2·4분기부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