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선 중진이자 비주류... 야스쿠니 참배는 거부, 방위력 강화엔 적극적

      2024.09.29 18:41   수정 : 2024.09.29 18: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내달 1일 일본의 102대 총리로 취임하는 이시바 시게루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는 당내 대표적인 비주류이자 온건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기시다 후미오 현 정부 방침을 계승하는 만큼 한일관계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안보통'인 그가 주장하는 '아시아판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 창설'과 방위비 확대 등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과 정권 내내 갈등을 빚을 요소로 지적된다.



2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재는 유력한 경쟁자였던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과 달리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또 2019년 8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에는 자신의 블로그에 "일본이 패전 후 전쟁 책임을 정면에서 직시하지 않았던 것이 많은 문제의 근원에 있다"며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 인생 38년, 12선 중진이란 화려한 이력에도 주류인 아베파, 아소파 등과 역사 인식이 부딪히면서 당내에서 그는 비주류 혹은 2인자로 불려왔다.

이시바 내각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구축한 한일관계 개선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에선 일본이 양보했다는 시각도 있는 만큼 이시바 총재가 기시다 총리 이상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양국 정상은 셔틀외교(정상이 왕래)를 부활시켰고 이달 6~7일 서울에서 12번째 회담을 치렀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한일 간 재외국민 보호 협력각서 △출입국 간소화 △강제동원 희생자 기록 제공 등 3가지를 협력키로 했다. 셔틀외교가 유지된다면 다음은 윤 대통령이 도쿄를 찾아 이시바 차기 총리와 현안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재는 이날 NHK 프로그램에서 "기본적으로 기시다 정권을 이어받을 것"이라며 "외교, 안보, 경제 정책에서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위상 출신인 그는 방위력 강화와 개헌은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시바 총재는 줄곧 주장해 온 '자위대의 국군화'와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보수 정치인으로서 강경한 색채가 드러난다. 아시아판 나토 창설과 미국 핵무기 공동 운용 등은 그가 추진하는 대표적인 국방 정책이다.


당선 기자회견에서 그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안보 위협을 거론하며 "일본을 지키는 것을 제대로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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