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독촉 시달리던 男, 연인에 약물 탄 술 먹이고 수천만원 명품시계·귀금속 훔쳐

      2024.09.30 04:30   수정 : 2024.09.30 04: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채권자들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리자 연인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탄 술을 먹여 잠재운 뒤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7부(부장판사 신헌기)는 강도상해,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채권자들로부터 4000만원 상당 채무 변제를 독촉받자 지난 1월 여자친구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섞은 맥주를 마시게 해 의식을 잃게 만들었다.

이후 그는 여자친구의 집에 있던 2000만원 상당의 명품시계와 귀금속, 고가 의류와 가방 등 33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들고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형법상 상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향정신성의약품을 범행에 사용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피해자의 건강이 악화하거나 생활기능에 장애를 초래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처방받은 향정신성의약품 외에 친구 2명이 처방받은 약까지 섞어 피해자에게 투약한 것은 약리적 효과를 벗어나 다양한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실제 약물 효과로 피해자에게 과다한 중추신경 억제 작용이 나타나 기억 장애를 겪은 점 등으로 미뤄 상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 내용, 방법을 보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피고인이 금품을 모두 돌려주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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