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봉투 손에 쥔 채 파출소서 쓰러진 50대..경찰, '하임리히법'으로 살렸다
2024.09.30 14:09
수정 : 2024.09.30 14: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약물 알레르기로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빠진 시민에게 신속하게 하임리히법을 실시해 생명을 구한 경찰들의 사연이 공개됐다.
30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7시께 시흥경찰서 능곡파출소 주차장으로 50대 남성 A씨의 차량이 들어왔다.
차에서 내린 A씨는 손에 약봉지를 든 채 이마를 손으로 짚거나 주차 차량에 몸을 기대고 바닥에 주저앉는 등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다 파출소 정문을 열고 들어온 뒤 바닥에 쓰러졌다.
소음을 듣고 입구로 달려가 A씨를 발견한 이주성(43) 경감과 장경주(33) 경사는 쓰러진 A씨의 상태를 확인했다. 당시 A씨는 의식은 있었으나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손에 든 약 봉투를 보여주며 뭔가를 계속 이야기하려 했다고 한다.
약물 오복용을 의심한 이 경감은 곧바로 A씨에게 하임리히법을 실시했다. 하임리히법은 음식과 같은 이물질이나 알레르기 반응 등으로 인해 기도가 막혔을 때 취하는 응급처치법이다.
이 경감의 발 빠른 조치에 A씨는 한차례 구토했고, 점차 의식을 찾아갔다.
파출소 직원들은 A씨를 순찰차에 태워 병원으로 옮겼으나 병원으로 가는 도중 A씨가 또 한차례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그러자 이번엔 장 경사가 하임리히법을 실시해 재차 구토를 유도했다.
당시 A씨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항생제를 먹고 몸에 이상을 느껴 119에 신고한 상황이었으나 출동에 20분 정도가 걸린다는 말에 직접 차를 끌고 나섰다가 상태가 악화하자 때마침 옆에 있던 파출소에 도움을 청하러 들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들의 노력 끝에 병원에 무사히 도착해 응급조치를 받은 A씨는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정말 긴급한 상황에서는 경찰을 찾게 되는 것 같다"며 "(의료진이)10분 정도만 더 방치됐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해 처치도 해 주시고 애를 많이 써 주셔서 감사하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 경감은 "목을 부여잡고 숨이 안 쉬어진다는 A씨 말을 듣고 최근 교육받은 하임리히법이 생각났다"며 "무사히 건강을 회복해 다행"이라고 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