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 금지에… 개 대신 염소 찾는다

      2024.10.01 18:36   수정 : 2024.10.01 18:36기사원문
오는 2027년 개 식용이 전면 금지되면서 대체 보양식으로 염소가 떠오르고 있다. 염소 고기 가격이 2년 전과 비교해 가격이 오르고 거래도 늘면서 개식용 관련 업체들은 염소로 바꾸는 '업종 전환'도 고심하는 모양새다.

1일 한국흑염소협회에 따르면 9월 흑염소 시세는 지난 6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거세 염소값은 1㎏에 2만원이다. 전년 동월(1만9000원)과 비교해서도 약 5.3% 이상 올랐다.
약 2년 전인 2021년 10월(1만5000원)과 비교해선 33.3%나 급등했다. 고기용 염소 한 마리 무게가 약 6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흑염소 한 마리에 약 120만원이다.

염소값 급등은 염소 고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서다. 개식용종식법에 따라 개고기가 2027년 2월7일부터 금지된다. 보신 수요가 염소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앞서 9월 26일 농식품부는 '개식용종식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개식용 업계 5898개소 전·폐업 지원을 담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개 농가에선 주로 염소로 전업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음식점은 다른 보신 종류 요리도 같이 팔다 보니 염소탕 등 업종 전환이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염소 산업은 성장 중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염소 생산액은 2015년 758억원에서 2020년 1526억원, 2022년 1672억원으로 증가했다. 사육 마릿수 역시 2010년 24만2787마리에서 2020년 50만7991마리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43만2765마리다.

국내 식당에서 소비되는 염소고기는 상당 부분 수입되고 있다. 수출입 동축산물 검역 현황에 따르면 산양육(염소고기)수입은 올 1~8월 기준 290건, 5079t이다. 수입중량은 전년동기(198건, 3712t) 대비 36.8% 늘었다.

다만, 일각에선 개 사육 농가에서 염소로의 업종 전환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축을 키우기 위한 축사를 새로 짓거나 고치는 경우 지자체별 가축사육 관련 조례가 엄격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가 고령 농가인 만큼 폐업을 선택할 확률이 높은 이유다. 또 염소가 수입고기로 대체되는 점도 있어 염소가격이 계속 오를지 미지수기 때문이다. 실제 염소 농가가 많은 전남 함평군 '가축사육 제한 조례'는 2022년 개정됐다. 염소 가축제한구역은 주거밀집지역에서 직선거리 100m에서 500m로 확대됐다. 축사 지을 땅을 찾기가 더 어려워진 것이다.
주영봉 한국육견협회장 역시 "개 농가를 축사로 바꾸는 건축 행위를 하는데 지자체 조례 등으로 업종을 바꾸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기태 한국흑염소협회장은 "염소는 개 보다 키우기 어렵다.
새끼가 젖을 떼기 전 3개월간 폐사율이 약 40% 수준"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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