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편입 아직 안끝났다...상장사 눈치싸움 본격화
2024.10.02 15:43
수정 : 2024.10.02 15: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밸류업 지수가 발표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미적지근하다. 오히려 밸류업 지수 산정의 근거를 의심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자자들은 밸류업 지수 밖에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예고한 공시 기업 중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배당수익률을 보유 밸류업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25곳으로 조사됐다.
포스코홀딩스는 추후 이어질 밸류업 공시로 지수 편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앞선 밸류업 지수 발표 당시 "내년 6월 정기심사 때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을 대상으로 시장평가, 자본효용성 등 일부 요건을 완화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4·4분기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올해 연간 예상 ROE는 3.7%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4.4%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배당수익률도 2.6%로 40%에 가까운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LG그룹도 밸류업 지수 편입을 들여다보고 있다. 4.5%로 예상되는 올해 연간 ROE와 3.9%에 달하는 배당수익률을 앞세운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LG전자도 지주사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형주를 제외하면 금융주들의 밸류업 막차 탑승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에프앤가이드가 지수 편입 가능성을 제고한 25개 기업 중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카카오뱅크, NH투자증권,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금융 업종 종목이 7곳에 달했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에 편입되지 못한 건 안타깝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10월 실적 발표일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할 예정으로 개선된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지수 편입을 위해 적극적인 자본정책을 펼치겠다"고 전망했다.
거래소는 △시장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5가지 조건을 밸류업 지수 선정 기준으로 책정했다. 그 외 특례요건도 제시했는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 중 시가총액이 700위 이내면서 거래대금이 적지 않고 적자만 아닌 기업은 위의 조건을 만족하지 않더라도 편입할 수 있다.
또 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한 기업을 특례로 편입했는데, 2026년부터는 공시이행 기업 중심으로 지수를 구성할 것이다. 지금은 공시를 했기 때문에 지수에 들어간 기업이 적지만, 앞으로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하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실적 여부에 따라 새롭게 밸류업 편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거래소에서는 편입 기준과 절차를 시장과 소통하면서 변경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 때문에 정량 기준에 따라 2024년 실적을 반영하면 편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KB증권 김민규 연구원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는 공시했으나 구체 계획을 공시하지 않아 지수에 들지 못한 '밸류업 의지가 있는' 지수 밖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라며 "만약 거래소가 제시할 지수 편입 인센티브가 매력 있다면 이들이 편입을 위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주주환원 의지를 경쟁적으로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