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저축은행…'年 4%대' 예금 쏟아진다

      2024.10.02 18:35   수정 : 2024.10.02 18:35기사원문
금리인하가 본격화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는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보기 힘든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이 잇따라 등장하는 등 자금 수신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금리인하기 대출을 늘리기 위한 수신고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연말 예·적금 만기까지 맞물리면서 저축은행업권이 곳간 채우기에 분주해졌다는 분석이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들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3.71%로 집계됐다. 매월 2일 기준으로 평균 예금 금리가 3.7%대를 회복한 것은 올해 5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연 4%를 넘는 예금상품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바로저축은행에서는 연 이율 4.20%의 12개월짜리 정기예금이 나왔다. 동양·엠에스·HB·안국·대한·상상인플러스·스마트·조은저축은행 등 9곳에서 연 4% 이상의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청주·키움YES·JT친애·NH저축은행 등 연 3.9%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도 14곳에 달한다.

고객을 붙잡기 위한 고금리 특판 출시 경쟁도 치열해졌다. 대표적으로 OK저축은행은 최고 연 4.01%의 정기예금 상품 '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6' 특별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낮아지는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상품 금리(1년 만기)는 연 2.50~3.50% 수준이다.

우대조건을 모두 충족했을 때의 최고 금리는 3.35~3.80%다. 대부분 상품이 우대금리를 모두 적용해도 저축은행 평균 금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5%대 이자를 주는 은행 예금 상품이 있었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서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저축은행권은 금리인하기를 맞아 늘어날 대출 수요에 대비해 곳간 채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은 예·적금 수신으로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고, 수신 자금으로 대출 영업을 늘려가며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그간 건전성 관리로 대출 규모를 줄이면서 저축은행권의 수신고 잔액은 줄어든 상태다. 상호저축은행의 지난 7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99조9128억원으로 2021년 11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여신 잔액(96조9415억원) 역시 지난 5월 2년 6개월 만에 100조원 밑으로 떨어진 뒤 세 달 연속 100조원을 밑돌았다.


특히 연말에 예·적금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고객들의 예금을 재예치하기 위해 이자 매력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저축은행 예·적금 가입자의 만기는 4·4분기와 연초에 집중돼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권은 시중은행과 달리 수신으로만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자금 수요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금리를 올려 수신고를 확보해야 한다"며 "연말에 예·적금의 만기가 몰려 있기 때문에 수신고를 미리 채우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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