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 앞두고 美 동부 항만노조 파업.. 韓 수출기업 '경고등'

      2024.10.03 14:23   수정 : 2024.10.03 14: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미국 동부 항만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며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해운 운임 상승에 따른 피해와 더불어 납기 지연 등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가 지난 1일(현지시간) 일제히 파업에 돌입하며 미국 동부 해안과 멕시코만 일대 36개 항만의 화물 선적과 하역 작업이 중지됐다.

코로나 시기 해상 운임 상승으로 이득을 본 만큼 인금인상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전면 파업에 나선 것이다. 뉴욕부터 휴스턴까지 이어지는 해안 저녁에 걸친 파업은 1977년 이후 처음이다.
동부 항만은 미국 하역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의 관건은 '기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럽 해운조사기관 시인텔리전스는 ILA가 하루 파업하면 그 영향이 해소될 때까지 5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항구 노동자들이 10월 1일부터 1주일 파업에 돌입하면 11월 중순까지 물류 일정이 지연되고, 만약 2주로 늘어나면 내년 1월까지 공급망 차질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수출기업들에게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 국가로 꼽힌다"라며 "미국에 들어간 화물들이 로스앤젤레스(LA) 등 서부로 이동할 경우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특수를 대비한 물량에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는 오는 11월 29일이다. 동부 항만노조가 1주일만 파업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블랙프라이데이 대목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북미향 제품의 부품이나 수출품목은 미국 서부 항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라면서도 "다만 노조 파업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현재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물류 차질 최소화를 위해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주요 수출지인 완성차 업계에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현대모비스는 9월 4주차부터 수출 물량을 LA 등 서부 해안으로 돌려 차량을 통해 동부로 짐을 실어 나를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화주인 현대자동차 등과 협의해 대체항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몇 개월 전부터 파업이 예고되었기에 당사는 10월 초 미 동부에 도착 예정이던 선박의 일정을 조정해 9월에 도착하도록 하는 등 사전 대응에 나서 당장의 피해는 없다"며 "다만 파업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추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화주사와 협의하에 운송에 차질 없도록 대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파업이 장기화되면 해상 운임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정된 기한 내 화물을 선적하거나 하역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체선료'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 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오는 21일부터 미국 동안과 걸프항만(남부∼멕시코만 연안 항구)을 거치는 모든 화물에 대해 추가요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도 내달 19일 이후 1TEU(20피트 컨테이너) 기준 1500달러, 1FEU 기준 3000달러의 항만 부과료를 징수할 예정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김준석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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