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 재미있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청년, 나이키 얼굴이 되다

      2024.10.04 14:53   수정 : 2024.10.04 14: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0대를 회상하던 황진석 씨는 목표하던 것들을 이루지 못해 방향을 잃은 것 같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이대로 있을 수 없다'라는 생각에 재미있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그는 등산 모임과 러닝 모임을 만들었고 좋아하는 브랜드인 나이키에서 파트타이머로도 일했다. 나이키에서는 러닝 모임에 ‘진심'인 그를 알아보고 '런클럽' 운영을 맡겼고 나이키코리아 본사 파견이라는 좋은 기회도 생겼다.

놀랍게도 파견이 끝난 후에는 자리가 났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그는 지금 나이키 코리아 본사에서 플랫폼 관리자로 일하고 있다. 이제 방향이 확실해졌다. 좋아하는 것을 최선 다해 즐기고 사랑하는 것. 그는 이 말을 몇 년 전 자신과 같은 상황의, 지금의 취업 준비생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편집자 주> 파이낸셜뉴스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영상 시리즈 [루틴]은 다양한 직군에서 근무하는 N년차 신입 사원&경력 사원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직 종사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한 모먼트는 물론이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열정으로 만들어 온 스펙과 사소한 팁까지 가감 없이 담았습니다. 인터뷰는 유튜브 채널 [루틴]에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하 인터뷰어는 ‘김’ 인터뷰이는 ‘석’으로 표시합니다.

[Interview Chapter 1: 나이키코리아 플랫폼 관리자 황진석]


: 안녕하세요. 진석 님, 나이키코리아에서 플랫폼 관리를 하고 계시네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 안녕하세요. 플랫폼 관리자는 나이키닷컴의 메뉴와 콘텐츠, 상품의 구성과 순서를 조정하는 일을 합니다. 최근에 한 일을 예로 들어볼게요. 이강인 선수가 뛰는 ‘파리 생제르맹 FC’의 유니폼이 새롭게 런치(Launch) 했을 때 제품을 강조할 수 있도록 사진을 바꾼다든지 메뉴를 상단으로 노출한다든지 다양한 작업을 했습니다.


: 제품을 하이라이트 하는 것은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일 텐데요. 목표에 빠르게 도달하는 비결이 있을까요?

: 제 비결은 아닌데요. 텍스트에 이모티콘을 추가한다거나, 아주 작은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도달률에 변화가 생기더라고요.

: 이모지라니 귀엽네요. 요즘에는 컨텐츠의 경향이 많이 캐주얼해졌나요?

: 맞아요. 진지한 톤을 유지하기보다 위트있는 분위기를 가져갈 때도 있죠. 모델도 이전에는 글로벌 모델들을 주로 활용했는데, 지금은 로컬 모델을 많이 활용하고요. 조금 더 자유로워졌다고나 할까요.

: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사용자들의 지표를 많이 분석하셨을 텐데요. 나이키는 남녀노소가 두루 사랑하는 브랜드인 만큼 사용자층도 다양할 것 같아요. 연령대에 따라 소비하는 콘텐츠가 다른가요?

: 구매 데이터로 분석해 보면 대체로 10대에서 20대분들은 트렌디한 부분을 가져가려고 하고요. 저희가 나이키 팬이라고 지칭하는, 30~40대분들은 클래식하고 헤리티지가 있는 신발에 반응하는 경향을 보여요. '에어포스 1(Air Force 1)' '에어 조던(Air Jordan)' 그런 신발들요.

: 신기하네요. 저도 나이키 팬 나이대라 그런지 에어포스1 좋아합니다. 하하하. 나이키에서 일하시며 특별한 경험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 한때 매장에서 ‘런클럽'을 만들고 운영한 적이 있었어요. 소비자들과 함께 도심을 달리고 후기를 나누는 모임인데요. 소비자를 가까이에서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고 제가 러닝을 하는 데, 또 나이키에서 일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 ‘런클럽’ 운영 성과를 인정받아 나이키 본사에도 다녀오셨다고 들었어요.

: 맞습니다. 나이키 본사 캠퍼스 투어도 하고, 포틀랜드에서 치러지는 릴레이 대회에도 참가했어요. 320km 정도를 1박 2일에 걸쳐 팀원들과 함께 달리는 대회였어요. 나이키라는 브랜드의 역사, 나아가는 방향을 공유하며 감명도 많이 받았고요. 당시에는 ‘회사 오래 다녀야겠다'라고 생각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웃음).

[Interview Chapter 2: 나비효과]


: 나이키와의 인연이 꽤 특별하더라고요.

: 2017년에 취업을 준비했어요. 준비하던 시험에 떨어지고 뭘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등산 모임과 러닝 모임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강남에 있는 나이키 매장에도 입사했습니다. 나이키에서 제가 러닝 모임 한 것을 좋게 봐주셔서 ‘여성 러닝 담당'으로 일했습니다.

: 나이키에서 계속 일할 생각은 아니었나요?

: 당시에는 파트타이머로 일했고,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가려 했는데요. 사람들을 상대하고 좋아하는 제품을 자주 보니 회사가 좋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정규직으로 입사해 풀타임으로 일했습니다. 이후 오피스 파견 프로그램으로 나이키코리아 본사에서 일했어요.

: 파견 기간이 끝난 후에는요?

: 파견 기간이 끝난 후 다시 매장으로 돌아와야 했죠. 그런데 오피스 근무가 잘 맞더라고요. 때마침 오피스에서 계약직을 뽑는다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당시 저는 매장 정규직이었거든요. 과감하게 매장 정규직을 포기하고 본사 계약직으로 전환했습니다. 그리고 아주 운이 좋게 본사에 정규직 자리가 났고, 응시해 합격했어요. 이제 3년 정도 되었네요.

: 나이키코리아 채용 공고는 찾아보기 힘든 것 같아요. 진석 님 사례처럼 상시 채용만 하나요?

: 나이키는 공채가 없습니다. 티오(T/O)가 있어야 채용해요. 레퍼럴(Referral system)이라는 추천 제도를 많이 활용하고 헤드헌팅도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 나이키에서 일하며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고요. 강남대로에서 진석 님 얼굴을 봤다는 분들이 많이 있던데요?

: 네. 하하하. 남양주의 한 아울렛에 나이키 매장을 오픈하기 위해 촬영한 사진이에요. 러닝하는 모습이죠. 그런데 나이키 강남점이 리뉴얼하며 사진이 필요했나 봐요. 보통 나이키에는 외국인 얼굴이 걸려있잖아요. ‘한국인을 찍은 사진이 있네?’하며 제 사진을 사용한 거죠. 강남대로 뿐만 아니라 전국 구석구석의 아울렛에도 걸려있다고 해요. 지인, 친척 할 것 없이 연락이 많이 와요.


: 진석 님에게는 ‘러닝'이라는 키워드가 참 특별하네요. 아직 진석 님 처럼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한, 20대의 진석님처럼 방향을 잃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진석 님이라면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 감히 말하기 어렵네요. 하지만 저를 생각해 보면 작은 일이라도 해보면서 그 안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 흥미를 느끼는 것을 찾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들이 하는 생각을 듣고, 어떻게 지내는지 보면서요. 조심스럽게 이야기해 봅니다.

[Interview Chapter 3: What’s Your Routine?]


: 나이키에서 여러 번의 면접을 보셨네요. 진석님의 면접 루틴은 무엇인가요?

: 아내가 리더십 전형으로 대학을 합격한 인재예요. 그래서 늘 모의 면접을 해줬어요. 술 한잔하는 자리에, 맛있는 음식을 먹다가도 “답변해 봐" “내가 들어볼게"라며 제 대답을 유도했죠. 실제로 면접 볼 때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샤라웃 투 마이 와이프 Shout Out to My Wife♡.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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